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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공간 인프라, 카카오는 운영… '로봇 전쟁'
변한석 기자
2026.05.28 07:00:22
공통점은 로봇 하드웨어 제작보다 '운영 인프라 선점'에 초점
이 기사는 2026년 05월 27일 09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챗GPT)

[딜사이트 변한석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로봇 플랫폼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회사는 모두 로봇 자체보다 로봇이 움직이는 환경과 인프라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제2사옥 1784를 로봇 친화 빌딩으로 운영하는 등 로봇이 움직일 공간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고 카카오는 이기종 로봇과 건물 시스템을 연결하는 통합 관제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로봇 생태계 운영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AI 시장이 생성형 AI를 넘어 현실 공간에서 움직이고 행동하는 피지컬 AI를 차세대 영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맞춰 국내 기업들도 로봇 산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로봇 자체 제작보다 로봇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공간지능·디지털 트윈 기술로 로봇 인프라를 구축한다. 로봇이 자유롭게 활동하기 위해 빌딩의 운영체제(OS)를 선점하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고정밀 3D 지도 기술과 정밀 위치인식 및 디지털 트윈 기술을 구축하고 있다. 회사는 이러한 전략 구상을 위해 제2사옥 1784를 세계 최초 로봇 친화 빌딩으로 설계했다. 건물 전체를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했으며 다양한 기술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테크 컨버전스 빌딩'이라는 설명이다.


회사는 다수의 로봇이 동시에 움직이는 환경 구축을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아크(ARC)' 기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아크는 클라우드 기반 로봇 인텔리전스 시스템으로 클라우드가 로봇의 두뇌 역할을 담당한다는 개념이다. 이렇듯 회사는 로봇 기술 자체보다 플랫폼과 서비스 접목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025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피지컬 AI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전부터 로봇 연구개발을 했다"며 "그동안 연구한 로봇 기술을 자사가 보유한 플랫폼·커머스·AI와 결합해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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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달성을 위해 네이버랩스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해외에도 진출시켰다. 네이버는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MOMRAH)와 약 1억 달러 규모의 디지털 트윈 구축 사업을 체결했다. 또한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는 '비전 2030'의 핵심 사업으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도시 공간을 디지털 환경에 구현해 향후 자율주행, 로봇, 스마트시티 서비스 운영 기반으로 활용하는 프로젝트다.


지난달 30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장녀이자 옴니버스·로보틱스 사업을 총괄하는 메디슨 황 수석 이사가 네이버 1784 사옥을 찾아갔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이번 만남은 피지컬 AI 분야 협력의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두 회사는 차세대 피지컬 AI 플랫폼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었다.


카카오의 로봇 사업을 담당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로봇 판 카카오T'를 전략으로 삼는다. 다양한 로봇 생태계 전체를 관리하는 '지휘자' 역할을 꿈꾸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로봇 산업이 하드웨어 경쟁에서 플랫폼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이에 따라 회사는 수년간 택시 사업으로 구축해온 데이터를 통해 로봇과 산업 간 유기적 연동을 최적화하려 한다.


이와 관련해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는 지난 3월 "피지컬 AI 시대를 선도하는 기술회사로 거듭나겠다"며 "방대한 이동 정보와 호출부터 정산까지의 오퍼레이션 표준화 역량 등이 카카오만의 압도적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로봇이 물리 세계에서 실제로 움직이려면 건물 인프라와 기업 시스템 연동까지 이르는 운영 생태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무리 발전된 로봇이라도 조율하는 '오케스트레이션 레이어'가 없다면 서비스될 수 없다는 해석이다. 회사는 이러한 조율 체계를 택시 배차 작업과 비슷하게 구성한다. 승객이 택시를 호출하면 가장 적합한 차가 오는 것처럼 로봇 서비스 요청이 들어오면 가장 적합한 로봇이 일을 하는 원리다.


실제 운용 사례도 있다. 로보티즈의 배송 로봇은 카카오모빌리티 플랫폼과 연동돼 국내 10여 곳 호텔에서 서비스 중이다. 병원에서도 약 배송 업무를 위해 쓰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기존에는 간호사가 1시간에 두 번씩 약국에 가서 약을 박스 단위로 가져와야 했다"면서 "로봇이 이를 대체하면서 간호사가 환자 돌봄에 더 신경 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두 기업의 로봇 플랫폼 전략 차이점을 공간 선점과 표준 선점으로 해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 기업 중 누가 로봇이 움직이는 환경 자체를 설계하느냐와 누가 로봇 간 연결 규칙을 장악하느냐의 차이"라며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로봇을 제작하는 것보다 운영 인프라를 선점하고자 하는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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