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나란히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두 회사 모두 호실적을 발판으로 에이전틱 AI 전환을 선언하며 커머스를 핵심 수익화 거점으로 지목했지만 방식은 전혀 다르다. 네이버는 검색에서 결제·배송까지 플랫폼 생태계 전체를 AI로 묶고 카카오는 5000만 이용자가 머무는 카카오톡 채팅방 안에서 대화부터 결제까지 완결하는 구조를 내세우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1분기 매출 3조2411억원, 영업이익 54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3%, 7.2% 증가한 수치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멤버십·N배송 등 커머스 생태계 성장이 실적을 견인했으며 서비스 매출은 4349억원으로 같은 기간 35.6% 급증했다.
카카오 역시 매출 1조9421억원, 영업이익 2114억원으로 같은 기간 각각 11%, 66% 확대되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톡비즈 광고 호조와 지배구조 단순화에 따른 비용 효율화가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이처럼 양사의 방향은 같지만 전략은 다르다. 네이버는 검색→쇼핑→결제→배송으로 이어지는 플랫폼 생태계 전체를 AI로 묶는 방식을 택했다. 카카오는 5000만 이용자가 머무는 카카오톡 채팅방 안에서 대화→추천→결제까지 끊김 없이 완결하는 구조를 지향한다.
네이버의 승부수는 데이터다.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플레이스에 더해 Npay 커넥트 오프라인 결제 데이터까지 결합해 수집·복제가 어려운 독점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키는 구조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생성형 AI 확산으로 범용 공개 데이터의 차별성이 약화되는 반면 독점적 데이터의 전략적 가치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반사이익도 더해졌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MAU는 지난해 11월 대비 45.1% 급증했으며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컬리 지분도 5.1%에서 6.2%로 추가 확보했다. 네이버는 3분기 AI 브리핑 광고 수익화를 첫 번째 검증 지점으로 삼고 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플러스스토어 거래액이 전 분기 대비 28% 증가한 가운데 체류시간은 초기 대비 2배 이상, 재방문자 수는 전 분기 대비 23%, 구매전환율은 웹 대비 84%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주요 활동 지표 전반이 긍정적"이라며 "N배송 커버리지 확대와 쇼핑 에이전트·AI탭 출시를 통해 커머스 버티컬 AI 기반 UX 향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26년 서비스 매출이 전년 대비 23.8% 성장하고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2%, 8.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카오의 승부수는 카카오톡 접점이다. 챗GPT 포 카카오의 누적 가입자는 1100만명을 돌파했고 월간 활성 이용자 수 (MAU)는 전 분기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카나나 에이전트 선톡에 대한 긍정 피드백은 70%, AI 응답 품질 긍정 평가는 80% 수준이다. 지난 4월부터는 카나나 인 카카오톡과 선물하기를 연동한 에이전트 커머스 초기 실험을 진행 중이며 이달부터는 외부 커머스 파트너 연동 실험에도 착수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2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 주요 버티컬 파트너들과 연동된 카카오만의 에이전틱 커머스 초기 모습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커머스 부문 통합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2조9000억원을 기록했음에도 매출액은 2700억원으로 1% 성장에 그쳐 거래액과 매출 성장률 간 괴리가 지속되고 있다"며 "일부 상품 매출 인식 이연 및 프로모션 강화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선물하기 거래액 중 자기구매 거래액이 63% 성장하며 비중 20%에 도달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관건은 수익화 속도다. 네이버는 3분기를 수익화 원년으로 못 박았고 카카오는 글로벌에서 아직 상용화 사례가 없는 탐색부터 결제까지 이어지는 엔드 투 엔드 에이전틱 커머스 구현을 선언했다. 어느 쪽이 먼저 AI 커머스를 실질적인 매출로 연결하느냐가 올 하반기 양사 경쟁의 핵심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포괄적 AI라면 카카오는 일상에 파고드는 밀착형 AI로 승부수를 던진 형국"이라며 "양사 모두 아직 AI로 본격적인 매출을 내기 시작한 단계로 기술적 완성도는 물론 실제 지갑을 열게 만드는 경험을 증명해야 하는 시점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네이버의 데이터 자산과 카카오의 관계형 커머스 중 어느 쪽이 먼저 유의미한 매출 전환율을 끌어올릴지가 하반기 플랫폼 시장 주도권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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