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기령 기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맹두진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신기천·이승용·맹두진 3인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VC)들이 경영권 승계라는 과제를 앞두고 각기 다른 선택지를 모색하는 가운데 에이티넘은 내부에서 실무 역량을 다져온 인물을 대표로 발탁해 조직 내부 결속력 강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평가다.
9일 VC 업계에 따르면 에이티넘은 외부 영입이나 매각 대신 내부 인사를 전면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리더십 전환의 방향을 정했다. 이번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소프트랜딩 즉 리더십의 연착륙이다. 세대교체를 서두르기보다는 경영 안정성을 우선시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신기천 대표이사 부회장은 에이티넘의 성장과 안정성을 상징하는 인물로 오랜 기간 하우스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30년 넘게 회사를 이끌어온 만큼 향후 은퇴를 전제로 한 리더십 전환은 에이티넘이 중장기적으로 마주할 수밖에 없는 과제다. 신 부회장이 당장 은퇴를 염두에 두고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이번 인사 역시 이러한 변화를 고려해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리더십 공백 리스크에 대비해 실무 핵심 인력인 맹 대표를 비교적 이른 시점에 편입시켜 향후 조직 전환 과정의 부담을 완화하려는 셈이다. 신 부회장은 당분간 현역에서 역할을 이어가며 맹두진 대표와 긴밀하게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맹 대표가 외부 영입 인사가 아니라는 점도 의미가 크다. 그간 에이티넘의 리더십은 대외 신뢰와 안정성을 상징하는 인물을 중심으로 유지돼 왔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번 인사는 여기에 실무 성과와 투자 실행을 담당해온 인사를 대표이사단에 전면 배치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맹 대표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출신 공학박사로 에이티넘에서 전무, 부사장, 사장을 거치며 하우스의 투자 철학과 문화를 몸소 익힌 인물이다. 이차전지, 반도체, 로봇, 인공지능(AI) 등 기술 중심 투자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하우스의 차세대 성장 축을 담당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으로 에이티넘은 3인 대표 체제를 통해 기존 대표이사인 이승용 대표가 글로벌 투자와 해외 펀딩을 맡고 신 부회장이 경영 전반의 중심축을 맡는 가운데, 맹 대표는 딥테크 투자와 국내 펀딩을 책임지는 구조로 운영될 전망이다. 8000억원 규모 초대형 펀드 운용 환경에 맞춰 대표이사단의 역할을 분리·전문화함으로써 의사결정의 효율성과 실행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내부 임직원들의 사기 진작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외부 영입이나 혈연 승계가 아니라 내부에서 성장한 인물이 대표이사로 승진하면서 조직 내 동기 부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맹 대표가 대표이사로서 어떤 성과를 만들어내느냐가 이번 체제 개편에 대한 평가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에이티넘 관계자는 "이번 지배구조 재편은 신 부회장이 당장 은퇴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경영 안정과 투자 철학의 연속성을 중시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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