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계가 장기간 지속된 내수 부진과 고환율 등의 여파로 시름을 앓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올해 소매유통시장 성장률이 채 1%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막막한 대외환경 속에서 유통업계는 부동산 투자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본업 부진으로 떨어진 체력을 만회하기 위한 든든한 안전자산 마련이 목적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최근 국내 유통기업들의 다양한 부동산 투자와 운용전략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하이트진로가 국내외에서 자산 투자를 병행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청담 사옥 인근 부지를 매입해 청담동 일대에 700평대 부지를 확보했고 해외에서는 베트남에 약 1300억원을 투입해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업계에서는 주류시장 침체로 본업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 하이트진로가 자산 확보와 중장기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투자 전략을 다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트진로는 작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본사 사옥 인근 부지를 약 1298억원에 인수했다. 해당 부지는 총면적 1402.5㎡(약 424평) 규모로 기존 하이트진로 청담사옥과 바로 맞닿아 있다.
업계에서는 해당 투자를 향후 통합 신사옥 개발을 염두에 둔 중장기 프로젝트의 전초 단계로 보고 있다. 현재 하이트진로는 청담동과 서초동 사옥으로 운영 거점이 나뉘어 있는데 향후 신사옥 개발로 이어질 경우 본사 기능을 통합하고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해당 부지는 입지 여건 등을 고려할 때 높은 자산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7호선 청담역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현재는 공원으로 조성돼 있으나 최대 1100% 수준의 용적률 적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으로 본사 활용과 자산 가치 제고를 동시에 고려한 투자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가 자산 보유와 활용 방식을 구분하는 방향으로 부동산 전략을 정교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청담동 부지는 매입해 향후 개발 가능성을 열어두며 장기 자산 가치를 축적하는 한편 서초 사옥은 임대 구조를 유지하며 리츠 편입 등을 통해 자산 유동화와 금융 구조를 가볍게 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2012년 재무 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서초동 사옥을 매각한 뒤 장기 마스터리스 형태로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이 같은 자산 운용 전략은 하이트진로가 본업 성장 둔화 국면에서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내 내수 경기 둔화와 주류 소비 감소가 이어지면서 하이트진로는 외형 성장보다는 수익성 방어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연결 매출은 2022년 2조4976억원에서 2023년 2조5202억원, 2024년 2조5992억원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왔다. 반면 영업이익은 2022년 1906억원에서 2023년 1239억원으로 크게 줄었고, 이후 판관비 절감 등의 영향으로 2024년에는 2081억원까지 회복됐다.
다만 지난해 실적은 다시 주춤했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연결 매출은 1조928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721억원) 대비 2.2%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도 1816억원으로 전년 동기(1868억원) 대비 2.8% 줄어들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해외시장을 돌파구로 삼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23년부터 베트남 타이빈성에 약 1300억원 규모의 소주 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며 해당 공장은 올해 완공될 예정이다.
이처럼 부동산 매입에 해외 생산거점 투자까지 확대되면서 하이트진로의 설비투자(CAPEX) 역시 늘어나는 양상이다. 하이트진로의 CAPEX는 2023년 1571억원에서 2024년 2978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2025년 3분기까지 1107억원이 집행됐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의 청담동 부지 매입은 장기적으로 신사옥 건립 가능성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는 시각이 많다"며 "주류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부동산을 통한 중장기 자산 확보와 함께 해외공장 투자로 성장 동력을 마련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청담동 부지 매입은 업무용 부지 확보를 위한 것"이라며 "현재까지는 신사옥 건립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나 일정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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