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대형 운용사 중심으로 굳어진 ETF 시장에서 지난해 신한자산운용은 절치부심한 듯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며 자산을 두 배 가량으로 불리는데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운용은 이제 상위 4개사(삼성·미래·한투·KB)가 장악한 빅4 체제의 견고한 벽을 불어난 덩치를 뚝심 삼아 두드리기 시작했다.
5일 ETF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신한운용의 지난해 말 기준 ETF 순자산총액은 12조595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말 순자산이 5조 4367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1년 만에 121.8%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시장점유율도 4.06%로, 같은 기간 약 0.9% 포인트 상승했다.
상위 5개사 중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곳은 신한운용이 유일하다. 삼성자산운용(71%), 미래에셋자산운용(56%), KB자산운용(93%), 한국투자신탁운용(93%) 등 기저효과를 감안한다고 해도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수치다.
이 같은 성장률은 단기적인 성과에 그치지 않는다. 신한운용의 순자산총액은 최근 5년만 봐도 ▲2021년 말 5948억원 ▲2022년 말 7357억원 ▲2023년 말 2조6561억원 ▲2024년 말 5조4367억원 ▲2025년 말 12조595억원 등 연평균 83%씩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2021년 브랜드명을 'SMART'에서 'SOL'로 리브랜딩한 이후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탔다는 평가다.
특히 성장의 견인차는 차별화된 상품 전략에 있다. 신한운용은 국내 ETF 시장 최초로 월배당 구조를 도입한 'SOL 미국 S&P500',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ETF'를 선보이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투자자 수요를 선점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꿰뚫은 결과다.
공격적인 액티브 ETF 운용 전략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운용의 ETF 총 종목 수는 69개로, 이 중 패시브 ETF가 52개(순자산 8조5489억원), 액티브 ETF는 23개다. 액티브 ETF 비중은 24.64%로, 상위 5개 운용사 가운데 한국투자신탁운용(38.46%)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패시브에 머물지 않고, 운용역의 판단이 개입되는 액티브 비중을 높게 유지함으로써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난해 신한운용 ETF 중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상품은 'SOL K방산 ETF'다. 이 상품은 연간 수익률 139.38%를 기록하며 수익률 리그테이블 12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0월 상장된 이 ETF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22.90%), 한국항공우주(16.58%) 등 국내 방산 대장주 11개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 상위 5개 종목의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압축 투자 전략이 방산 업황 회복세와 맞물리며 폭발적인 시너지를 냈다.
다만 빅4 체제로 굳어진 최상위권의 벽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신한운용이 4위권 이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현재 순자산 규모를 다시 한번 두 배 이상 불려야 하기 때문이다. 4위에 이름을 올린 KB운용의 순자산총액만 봐도 21조866억원으로 신한운용과 약 1.7배 차이가 난다. 이런 맥락에서 그동안은 신한은행이나 모그룹 지주 계열사들의 도움을 얻은 것이고, 본 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상위권 운용사들 역시 점유율 방어를 위해 파격적인 수수료 인하와 물량 공세에 나서고 있다. 그런 만큼 신한운용이 지금까지 보여준 트렌드 선점 능력을 넘어 대형 연기금 등 기관 자금을 대거 유입시킬 수 있는 대형 앵커 상품의 확보가 향후 순위 쟁탈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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