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종학 기자] 11월 상장주가지수펀드(ETF) 시장은 방산 명가를 자처해 온 한화자산운용에게 뼈아픈 성적표를 안겼다. 올해 시장 주도 섹터로 각광받아 왔던 방산과 조선, AI 테마가 일제히 조정받으며 수익률 하위에 다수의 상품을 올렸다. 테마형 상품 비중이 컸던 운용사들이 조정장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 하위 10위권 절반이 방산, PLUS K방산소부장 -21%
2일 딜사이트가 집계한 ETF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11월 한달간 ETF 수익률 하위 20위 종목의 수익률은 -13%에서 -21%로 나타났다. 직전월인 10월(-5%~-11%) 대비 수익률 하락폭이 두 배 이상 증가한 변동장세로 분석된다. 딜사이트는 11월28일 시장가격(종가) 기준으로 수익률을 집계했다. 순자산 100억원 이상 ETF를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레버리지와 인버스ETF는 통계에서 제외했다.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소부장'이다. 11월 한 달 동안 무려 21.92% 급락하며 전체 ETF 중 수익률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 상품은 방위산업 관련 소재, 부품, 장비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한화운용이 K방산 ETF 성공에 힙입어 올해 8월 출시했다.
한화운용은 이 달 한 종목 부진에 그친 것이 아니다. 'PLUS K방산'(-17.34%)과 'PLUS 한화그룹주'(-15.97%)까지 수익률 하위 5위권에 한화운용 상품이 세 종목 이름을 올렸다. 공교롭게도 모두 방산·조선 비중이 높은 테마다.
한화운용은 올해 그룹 차원의 방산 역량을 강조하며 테마 라인업을 대폭 강화해왔다. 하지만 테마 ETF의 높은 변동성이 노출되면서 상승장에서의 강세가 빠르게 되돌려지는 모양새다. 방산 관련 종목은 올 들어 수출 뉴스와 지정학 이벤트(중동 긴장 등)에 올라타며 급등했지만 단기 과열 논란 속 차익실현 수요가 집중되자 하락폭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소부장' ETF는 중소형주 비중이 높아 조정장에서 충격이 더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밖에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방산TOP10'과 신한자산운용의 'SOL K방산'도 각각 -15.64%, -15.37%로 하위 6위, 7위에 이름을 올렸다.
◆ 조선·AI테크 등 주도섹터 부진, 하위권 신한·삼성·미래
조선과 AI 테크도 조정장을 피해가긴 어려웠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조선TOP3플러스'(-16.19%)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조선TOP10'(-15.26%) 등 조선 테마 ETF 역시 두 자릿수 하락률을 보였다. 상반기 발주 호조와 친환경 선박 수요 확대 기대감으로 주가가 선반영된 만큼 이익 실현 매물이 한꺼번에 출회된 구간이었다는 평가다.
AI 관련 ETF 역시 성장주 피로감에 직면했다. 'SOL 미국넥스트테크TOP10액티브'(-18.69%)가 하위권 2위를 기록했고, 'TIGER 미국AI소프트웨어TOP4Plus'(-15.21%), 'PLUS 미국양자컴퓨팅TOP10'(-14.31%) 등도 하위권에 포함됐다. 미국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기대가 조정받고 밸류에이션 부담이 대두되며 기술주 중심 수급이 위축된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적표가 테마 중심의 투자의 리스크를 보여준다고 진단한다. 테마형 상품에 힘을 실은 운용사일수록 하위 리그에 이름을 다수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수익률 하위 20위를 구성하고 있는 운용사들을 살펴보면 미래에셋운용 5개, 한화운용이 4개, 신한운용 3개, 삼성운용 3개, 한투운용 2개, KB운용 1개, NH아문디운용 1개, 삼성액티브운용 1개 등으로 나타났다. 주도섹터 상승장에서 아웃퍼폼한 운용사들이 하락장에서는 더 시장수익률 평균에도 못 미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ETF 투자 흐름이 올해 테마 중심으로 과하게 쏠렸고 그 부담이 11월 성과에 드러났다"며 "연말에는 이를 되짚어보는 과도기적 조정이 불가피한데 핵심지수와 테마를 병행하는 장기적 접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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