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광미 기자] 하나자산운용이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상장지수펀드(ETF) 보수를 인하하려던 계획을 금융당국 기조에 따라 백지화하기로 했다. 환율안정을 내세운 정부 방침에 따라 금융감독원이 서학개미 투자 확산을 경계하면서 해외투자 상품을 둘러싼 규제 압박은 직간접적으로 업계 전반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자산운용의 '1Q 미국S&P500미국채혼합50액티브' ETF 투자설명서 효력 발생 공시는 게시되지 않았다.
앞서 하나자산운용은 지난 24일 해당 ETF의 총보수를 연 0.15%에서 0.05%로 인하하겠다고 예고했다. 보수 변경을 반영한 투자설명서 효력 발생 예정일은 지난 30일이었다. 그러나 예정 시점이 지났음에도 관련 공시가 게시되지 않으면서 보수 인하 계획을 자진 철회했다.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의 최근 기조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고환율 상황에서 달러 유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들어 자산운용사와 증권사에 대해 내년 3월까지 공격적인 해외주식 마케팅이나 현금성 신규 이벤트 광고를 자제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하나자산운용 역시 보수 인하 계획을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자산운용 관계자는 "1Q 미국S&P500미국채혼합50액티브 ETF의 보수 인하는 당분간 추후로 조정됐다"며 "장기·연금 투자자 기준에서 비용 부담을 낮추려 했던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존에 함께 보수 인하가 예정됐던 '1Q 200액티브' ETF는 계획대로 절차가 진행됐다. 해당 상품의 투자설명서 효력 발생 공시는 금융감독원이 지난 30일 게시했으며, 총보수는 연 0.18%에서 0.01%로 인하됐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금융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금융당국의 기조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미국주식 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제로(0%) 수수료' 이벤트를 내년부터 종료하기로 했고, 유진투자증권도 '미국주식 수수료 완전 무료' 이벤트를 지난 19일 조기 종료했다.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등도 금융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해외주식 관련 프로모션을 속속 멈췄다.
이벤트 종료에 그치지 않고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연말을 맞아 해외주식 투자 유의사항 안내 공지를 게시했다. 공지에는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 ▲거래 제도 및 규제 차이 ▲정보 접근성 한계 ▲배당 및 권리 처리 지연 가능성 등이 포함돼 있으며, 투자자들에게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는 내용이 담겼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직접 기조를 제시하면서 현업에서도 당분간 해외투자 상품 전반에 대한 마케팅과 광고를 자제하고 있다"며 "연초까지 뚜렷한 계획이 없는 만큼 해외주식이나 ETF 전반에서 보수적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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