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한국투자증권 투자은행(IB) 그룹장 자리가 2년 만에 주인을 찾았다. 초대형 IB를 완성할 마지막 퍼즐이다. 주인공은 김광옥 카카오뱅크 부대표다. 김성환 사장이 구상하는 IB 2.0 전략의 핵심 키맨으로 흔들린 전통 명가의 위상 회복이란 특명을 안고 친정에 복귀한다.
26일 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김 부대표를 신임 IB그룹장으로 내정했다. 공식 인사는 내달 초 이뤄질 예정이다. 배영규 전 그룹장 퇴임 후 2년 만의 인선이다. 금융감독원의 압박에도 장고를 거듭했던 자리다. 김 사장은 김 부대표의 풍부한 실무 경험을 눈여겨보고 한국투자증권의 IB를 이끌 인물로 낙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거론되던 인물은 윤희도 IB전략본부장(전무)이었다. 윤 전무는 지난 10일 이뤄진 정기 임원 인사에서도 유임됐고 책무구조도 책임자에 이름을 올린 상태였다. 윤 전무가 영역을 확대하며 내년 그룹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 배경이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평가가 엇갈렸다. 윤 전무의 기업 내 실제 역할이 모호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만큼 김 사장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결국 그룹장 자리는 외부 수혈로 결론이 났다.
IB그룹장은 'IB 명가' 한국투자증권의 심장이다. 초대형 IB로서의 격을 증명해야 하는 자리다. 흔들린 전통 강자 위상을 다시 세워야 하는 것도 과제다. 무게감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김 사장이 공석 기간 그룹장 역할을 자처해 직접 챙겼을 정도다. 외부 수혈을 위한 후보자도 긴 시간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김 사장이) IB 관련 업무를 매일 직접 챙길 정도로 애착을 보이고 있다"며 "빈 자리를 채우는 게 급한 상황은 아니었기에 시간을 두고 적임자를 찾은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대표는 막중한 임무가 부여된 자리에 적합한 인물이다. 실무 경험이 풍부한 데다 여러 분야를 거치면서 시야를 넓힌 전략통이다. 김 부대표는 1993년 한국투자증권 전신인 한신증권(동원증권)에 입사하며 경력을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 IB 본부에 재직하면서 국내 주요 기업의 기업공개(IPO)를 이끌었다. 삼성생명과 삼성카드, 삼성SDS, 신세계인터내셔날, 실리콘웍스 등 굵직한 딜을 담당했다. 기업금융본부 기업금융담당까지 역임한 후에는 한국금융지주 준법감시인, 한국투자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 등 계열사를 책임졌다.
김 부대표는 30년 가까이 한국투자금융지주에 몸 담은 '한투맨'이지만 카카오뱅크와의 인연도 길다. 2015년 카카오뱅크 설립 준비부터 참여했다. 2020년에는 카카오뱅크로 아예 둥지를 옮겨 상장 준비 전반을 총괄했다. 기존 경험을 살려 상장 구조를 설계하고, 투자 유치와 프리IPO, 상장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당시 카카오뱅크의 2대주주였던 한국금융지주와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며 IPO를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IB 베테랑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으면서 한국투자증권도 절치부심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특히 IPO 시장에서 대형 딜을 놓치며 전통 강자로서 자존심을 구겼다. IB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중순까지 여러 이슈가 불거지며 기록적으로 힘든 시기였다"며 "재정비를 마친 만큼 내년에는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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