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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세게 움켜쥔 그립…3조 이익도 못막은 세대교체
윤종학 기자
2025.12.15 06:51:10
① 취임 2년차 역대최고 성과낸 조직서 주요 그룹장 교체…미뤘던 김성환 친정체제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5일 06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

[딜사이트 윤종학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연간 영업이익 3조 클럽 입성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대규모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표면적으로는 단순 세대교체로 읽히지만 이면에는 김성환 사장의 강력한 무관용 원칙과 책무구조도 도입에 따른 거버넌스 재설계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그룹장급 인사가 전면 교체되면서 취임 2년 만에 김성환식 친정체제가 완성됐다는 평가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정기 임원 인사에서 리테일, 글로벌, 운용 등 핵심 사업 부문의 수장(그룹장)을 전면 교체했다. 통상적으로 역대급 실적을 낸 해에는 조직의 안정을 택하는 여의도의 온정주의적 관행을 정면으로 깨뜨린 모습이다. 오너의 강력한 신임을 바탕으로 김성환 사장이 조직에 대한 그립을 세게 움켜쥐고 지휘 라인에 관리 책임을 묻기 시작했다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이번 인사가 충격적이라고 받아 들여지는 이유는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성적표가 그야말로 역대 최고이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9832억원으로 전년대비 71.2% 급증했다. 사실상 3분기 만에 올해 영업이익 2조원 달성이 기정사실화한 셈이다. 순이익 역시 1조6761억원을 기록해 전년비 60.9% 증가했다. 특히 3분기 실적만 떼어놓고 보면 영업이익 8353억원을 기록해 시장 컨센서스를 45%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는 결과다. 


통상 이 정도 실적이면 해당 본부장과 그룹장은 승진이나 유임이 보장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김성환 사장은 변화를 택했다. 세부 면면을 보면 글로벌사업그룹장에는 UBS 출신의 강창주 전무를 영입해 순혈주의를 깼고 개인고객그룹장에는 영업통인 김도현 전무를 발탁해 기존 IB 출신 리더십과 선을 그었다. 운용 조직은 PM그룹으로 재편해 조건형 전무에게 지휘봉을 맡긴 것으로 전해진다. 핵심 사업부 중 유일하게 방창진 PF그룹장만 유임됐는데 이는 신규 영업보다 기존 포트폴리오의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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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들어 내부통제 이슈가 다수 발생한 증권사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강남지점 프라이빗뱅커(PB)가 고객 자금을 횡령한 사건이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개인 일탈로 보지 않는 시각이 우세하다. 고객 자금이 외부로 유출되는 과정에서 내부 감시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통제 이슈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에는 회계오류 정정으로 약 5조7000억원의 매출이 과다 계상된 사실이 드러나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았다. 4월에는 사모펀드 판매 과정에서 적합성 원칙 준수 의무를 위반해 기관경고 제재를 받기도 했다. 일련의 사건들은 김성환 호에 리스크로 작용했고 결국 인사 칼바람의 명분이 됐다는 평가다.


이러한 맥락에서 글로벌과 운용 부문까지 수장이 교체된 것은 선제적 예방 차원으로 읽힌다. 사고가 발생한 리테일 조직에는 문책성 인사를 단행함과 동시에 잠재적 리스크가 있는 다른 조직은 책무구조도 시행에 맞춰 관리형 리더로 미리 교체하는 강수를 둔 셈이다.


앞서 7월 책무구조도 도입으로 관리책임을 명확히하는 시스템은 갖춰둔 상황에서 연말 인사로 사람을 교체해 그룹장의 역할과 책임(R&R)을 강화한 수순이다. 한국투자증권 책무구조도를 보면 그룹장급 이상에 리스크 관리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규모 임원 인사로 김성환 사장의 미뤄둔 숙원이 해소됐다는 시각도 있다. 김 사장은 지난 2023년 말 취임 당시부터 전 사업부문의 대대적인 쇄신을 구상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당시엔 임기 초기라 지주사와 협의해 인사 폭을 최소한으로 유지해 안정성을 기했고 속도조절을 하다가 이번에 대폭의 교체를 단행했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명실상부한 '김성환 친정 체제'의 출범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실적과 명분을 모두 쥔 김 사장이 본격적으로 본인의 색깔 입히기에 나설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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