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김규희 기자]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거캐피탈이 폐기물 처리업체 코엔텍의 새 주인으로 낙점됐다. 매도자인 E&F프라이빗에쿼티(PE)·IS동서 컨소시엄과 바인딩 MOU(구속력 있는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매각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 지었다. 거래가는 6000억원 후반대로 알려졌는데 이는 E&F 측의 총 투자원가를 감안할 때 시세차익보다는 그간의 배당수익에 방점을 둔 실리적 엑시트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E&F PE·IS동서 컨소시엄은 최근 거캐피탈과 코엔텍 매각을 위한 바인딩 MOU를 체결했다. 통상적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를 건너뛰고 곧바로 구속력 있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양측은 이번 MOU를 사실상 주식매매계약(SPA)로 보고 있다. 거래 가격은 7000억원을 소폭 밑도는 수준에서 파악된다. 계약 이후 코엔텍 실적이 개선될 경우 매각 측이 추가 자금을 취득할 수 있는 언아웃(earn out) 조항을 포함한 점을 감안하면 매각가는 7000억원대로 올라선다. 양측은 확인 실사와 자금조달,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신고 등 일정을 고려해 내년 1분기 중 거래 종결(딜클로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거캐피탈은 이번 인수를 위해 프로젝트펀드 결성과 인수금융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세웠다. 전체 인수 대금 중 4000억~5000억원 규모는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충당하고 나머지는 인수금융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외 복수의 금융기관과 접촉해 금리와 대출 조건 등을 조율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딜은 지난 9월 본입찰 이후 원매자들과의 눈높이 차이로 난항을 겪어왔다. 당초 E&F 측은 8000억원대 매각가를 희망했으나 입찰에 참여한 거캐피탈과 IMM PE 등은 6000억원대 가격을 고수한 탓이다. 경쟁자였던 어펄마캐피탈이 중도 이탈하고 협상이 지지부진해지자 거캐피탈이 IMM PE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과 딜 완주 의사를 제시하며 협상의 주도권을 쥐었다.
IB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가를 두고 E&F PE가 차익보다는 회수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한다. 2020년 E&F 컨소시엄이 맥쿼리PE로부터 코엔텍(지분 59.29%)과 새한환경을 인수할 당시 투입한 금액은 약 5000억원이다. 하지만 이후 잔여 지분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와 상장폐지 비용까지 포함하면 총 투자원가는 7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매각가와 비교하면 투자 원금 대비 시세차익은 거의 없는 셈이다.
대신 E&F PE는 보유 기간 동안의 고배당 정책을 통해 수익률을 방어한 것으로 보인다. 코엔텍은 매년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배당하는 대표적인 고배당 기업으로 통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E&F가 지난 5년간 배당과 자본재조정 등으로 회수한 금액이 15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각 차익이 없더라도 배당금 수익만으로 펀드 내부수익률(IRR)을 맞추는 구조를 짠 것이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폐기물 산업의 밸류에이션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추세인 데다 금리 인상 여파로 조 단위 매각은 현실적으로 어려웠을 것"이라며 "E&F 입장에서는 무리하게 가격을 고집하기보다 배당으로 확보한 수익을 바탕으로 펀드를 청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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