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직영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가 중대한 분기점을 맞았다. 케이카를 소유한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2018년 설립한 케이카캐피탈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사실상 한몸으로 운영되던 자동차 사업과 금융을 분리하는 이번 결정은 케이카의 사업 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딜사이트는 한앤컴퍼니의 케이카캐피탈 매각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케이카캐피탈을 매물로 내놓은 배경에는 답보 상태인 케이카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자리 잡고 있다. 한앤코는 2022년부터 케이카 매각을 추진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실적 개선으로 몸값이 높아진 데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맞물리면서 한앤코와 잠재 인수자 간 눈높이가 맞지 않는 점이 매각 지연의 원인으로 꼽힌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코는 2022년 12월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관사로 정하고 케이카 매각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뚜렷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케이카는 올해 7월까지 총 9차례 최대 주주 지분 매각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지분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실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관련 재공시는 내년 1월2일이다.
업계는 케이카캐피탈 매각이 지연된 케이카 엑시트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중고차 사업에서는 판매와 금융을 결합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통째로 팔지 않고 사실상 분리해 매각하는 것이 인수합병(M&A)을 수월하게 할 수 있어서다. 나아가 총 매각대금을 높이는 데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카와 케이카캐피탈은 한앤코의 특수목적법인(SPC) 한앤코오토서비스홀딩스가 각각 지분 72%, 100%를 가지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캐피탈 매각은 매물로 올라와 있는 케이카를 잘 파기 위한 결정"이라며 "금융사를 우선 팔면 케이카 엑시트가가 유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할부 금융은 중고차 사업에서 핵심"이라며 "케이카와 캐피탈을 통째로 매각하는 것보다는 자체 설립한 금융 부분을 따로 파는 것이 돈이 더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보면 매각 금액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앤코 입장에서는 케이카를 인수한 지 7~8년 정도 지나서 엑시트를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케이카의 외형 커지며 매각이 답보 상태에 있기 때문에 소위 알짜 사업을 파는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한앤코가 이미 케이카 투자 원금 이상을 챙겼다는 점도 이번 캐피탈 매각의 이유로 분석된다. 한앤코는 2021년 케이카 상장 과정에서 구주매출로 3065억원을 회수했고, 2020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배당으로 약 1600억원을 챙겼다. 케이카를 통해 회수한 자금만 약 4700억원으로 SK엔카 직영 사업부 인수(2000억원)와 CJ그룹 렌터카 업체였던 조이렌트카 인수(500억원)에 쓰인 초기 투자 비용 이상을 챙겼다. 한앤코로서는 케이카의 통매각을 강행할 이유가 크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그간 케이카 매각이 지지부진했던 것은 실적이 개선되며 몸값이 상승한 것과 중고차 시장 상황이 달라진 것이 이유로 지목된다. 한앤코가 2018년 인수한 케이카는 매년 성장을 거듭해왔다. 매출은 2019년 1조1853억원에서 2024년 2조3015억원으로 94.1% 늘었다. 영업이익은 292억원에서 681억원으로 133.2% 증가했다. 케이카는 올해 3분기에도 매출 6655억원, 영업이익 240억원을 실현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2021년엔 중고차 업계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시가총액은 이달 5일 종가 기준(1주당 1만6680원) 8143억원이다. 올 초 이 회사 시총이 6000억원 초반(약 1만3000원)대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30% 이상 상승했다. 한앤코가 보유한 케이카 주식가치는 약 5791억원이며,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최대 30%를 더하면 케이카의 매각가는 7530억원 수준으로 점쳐진다. 중고차 시장 내 입지도 커지고 있다. 케이카의 시장 점유율은 2019년 8.2%에서 지난해 12.3%로 상승했다. 올해 3분기에는 12.8%를 기록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문제는 현대차·기아, SK렌터카, 롯데렌탈 등 대기업들이 중고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매물 매력도가 점점 희석되고 있다는 점이다. 잠재 인수자 입장에서는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상황에서 케이카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새 플레이어가 대거 진입한 상황에서 매수자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감안할 수밖에 없다"며 "실적이 개선되더라도 투자 매력이 예전만큼 높지 않다는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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