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세미파이브가 고평가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요예측을 앞두고 피어그룹을 변경했지만 실적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시장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호황에만 기대어 수요예측에 나섰다는 비판도 나온다. 세미파이브는 2차 정정을 통해 재무 현황에 대한 소명을 강화하면서 시장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세미파이브는 상장을 앞두고 피어그룹 조정을 통해 시장 눈높이 맞추기에 나섰다. 공모가 산정 기반이 된 기업과의 체급 차이가 과도하다는 지적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세미파이브는 2만1000~2만4000원의 희망 공모가 밴드를 제시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날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12월 5일부터 8일까지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세미파이브는 당초 5개 기업을 피어그룹으로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시놉시스와 램버스를 포함하며 논란에 휩싸였다. 비즈니스 모델이 달라 비교기업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시놉시스는 설계 자동화(EDA) 소프트웨어 기업, 램버스는 메모리 반도체 지적재산(IP) 기업이다. 원가 부담이 적은 고마진의 라이선스 비즈니스를 영위한다. 반면 세미파이브는 아날로그비츠를 산하에 두고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용역 및 양산 매출을 기반으로 한다.
외형 차이도 크다. 시놉시스의 시가총액은 26일 기준 761억달러(111조3038억원)에 달한다. 램버스 시총도 102억달러(14조9185억원)이다. 세미파이브의 희망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7080억~8092억원이다.
피어그룹 선정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금융감독원도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면서 세미파이브도 한발 물러섰다. 7일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면서 유사기업 선정 기준을 글로벌 파운드리사의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로 조정한 것이다. 이에 기존 목록에서 시놉시스와 램버스는 제외됐고 패러데이 테크놀로지, 알칩, GUC 등 3개 기업이 최종 확정됐다.
그러나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동일한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실적 규모는 현격한 차이가 있어서다. 세미파이브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패러데이 테크놀로지는 4698억원의 매출을 냈다. 알칩과 GUC는 각각 2조2065억원, 1조63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세미파이브(1118억원)와 단위가 다르다.
수익성도 발목을 잡는다. 세미파이브는 적자 기업이다. 지난해 기준 229억268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압박이 강해졌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353억1094만원에 이른다.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늘어나면서 지난해의 연간 영업손실을 이미 뛰어넘었다. 반면 비교기업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은 매년 수백억에서 수천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인다.
세미파이브의 수익성 악화 원인은 비용 증가다. 턴키 사업에 무게를 더하면서 매출원가가 급증했다. 세미파이브는 당초 설계 용역 위주로 수익을 냈지만 생산 및 납품 과정에 들어서며 파운드리에 지급하는 외주비가 늘어났다. 비즈니스 체질을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지만 내년 흑자전환해야 하는 세미파이브에는 장애물로 작용한다.
우려가 커지자 세미파이브는 진화에 나섰다. 지난달 24일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며 재무현황을 뒷받침할 상세 근거 자료를 추가 제시했다. 매출 확대 근거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제품매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프로젝트를 게시하거나 양산 진행 및 논의 현황을 공개하는 등이다.
세미파이브는 국내 반도체 디자인하우스 기업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 조명현 대표가 설립했다. 독자적으로 구축한 설계 플랫폼을 통해 반도체 개발을 위한 비용과 기간을 줄이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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