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생명보험 '빅3' 가운데 한화생명이 교보생명과의 2위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올해 들어 교보생명이 별도·연결 기준 순이익과 보험손익, 자산 규모 등 핵심 지표에서 모두 우위를 보이며 격차를 확대하고 있어서다. IFRS17 환경에서 본업의 수익성 경쟁력이 생명보험사의 성과를 결정짓는 가운데, GA(법인보험대리점) 영업 확대 전략에 의존해온 한화생명의 구조적 취약점이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별도 기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8470억원으로, 같은 기간 3158억원을 올린 한화생명을 2.7배 많았다. 연결 기준 순이익 역시 교보생명이 9042억원으로 한화생명(7689억원)을 1000억원 이상 앞섰다. 연결 기준과 별도 기준 순이익에서 모두 교보생명의 우위가 나타났다.
자산 규모 역시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교보생명의 총자산은 128조8349억원으로, 한화생명(127조1996억원) 보다 1조6000억원가량 많았다. 지난해 말 8000억원대였던 격차가 1년 만에 두 배 이상 벌어진 셈이다. 과거에는 한화생명이 자산 규모에서 우위를 점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2023년부터 순위가 뒤바뀐 뒤 올해 들어 격차가 확연히 커졌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실적 비교에서 핵심은 연결 재무제표와 별도 재무제표 기준 간 차이다. 연결 순이익은 자회사 실적과 투자손익이 반영돼 변동성이 커 자회사 구성에 따라 성과 차이가 왜곡될 수 있어 단순 비교에 한계가 있다. 실제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4년간 한화생명은 연결 기준 순이익에서는 매년 교보생명을 웃돌았다. 이 기간 최대 격차는 7234억원까지 벌어진 바 있다.
그러나 보험 본업 경쟁력을 가늠하는 지표는 별도 기준 순이익이다. 자회사 영향을 배제하고 보험 손익이 직접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 기준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한화생명은 연결 기준에서는 교보생명을 압도했지만 별도 기준에서는 최근 몇 년간 순위가 교차하며 우열을 쉽게 단정하기 어려웠다. 지난해에는 한화생명이 별도 순이익 7205억원으로 교보생명(6987억원)을 218억원 앞섰지만, 2020년·2022년·2023년에는 교보생명이 우위를 점했다.
올해 들어서는 격차가 완전히 뒤집힌 모습이 나타났다. 한화생명의 별도 기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6.0% 급감한 3000억원대에 그치며 주저앉았다. 교보생명(8470억원)뿐 아니라 신한라이프(5193억원) 보다도 낮은 업계 4위 실적이다. 보험 본업에서의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불가피한 대목이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실적 격차는 성장 전략의 차이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한화생명은 외형 확장에 방점을 두고 GA(법인보험대리점) 중심의 영업망 확대와 자회사 투자 등을 통해 연결 실적 규모를 키우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보험상품 판매 부진과 보험계약마진(CSM) 축소가 맞물리면서 보험 본업 수익력이 약화한 모습이다.
한화생명의 보유 CSM은 2023년 말 9조7630억원에서 지난해 말 9조2380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도 9조59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7% 감소했다. 이는 향후 보험손익 개선 여력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반면 교보생명은 전속채널 중심의 내실 경영으로 효율성과 수익성을 강화했다. 교보생명의 올해 3분기 누적 보험손익은 4103억원, 투자손익은 1조182억원으로 모두 한화생명(보험손익 3847억원, 투자손익 5823억원)을 크게 웃돈다. 보유 CSM 잔액도 3분기 말 6조3885억원으로 전년동기 5조9672억원 대비 7.1% 증가하는 등 질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23년 이후에는 자산 규모에서도 한화생명을 앞지르며 성장 모멘텀을 강화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은 규모 면에서, 교보생명은 별도기준 수익성 면에서 보험업계 2위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해왔다"며 "하지만 최근 보험회계 가정 등 다양한 요소에 변화가 발생한 환경이 업권 판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한화생명은 제판분리를 통해 영업채널이 자회사로 분리돼 있어 전속 형태의 타사와 동등한 비교는 어렵다"며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등 자회사 GA를 포함하면, 수익성 및 시장 지배력에서 큰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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