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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로 새 판 짠다"…우리아메리카은행의 도전
뉴욕(미국)=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2025.11.05 08:00:19
클라우드·AI·SNS로 젊은 고객 공략…美 오스틴 진출로 새 성장축 구축
이 기사는 2025년 11월 03일 11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류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K-금융의 글로벌 행보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진출은 이제 주요 금융사에 단순한 기회 모색이 아니라 핵심 사업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탄탄한 해외 실적은 '생산적 금융'이 강조되는 현시점에서 선순환적 수익 구조를 만들어가는 동력이 되고 있다. 딜사이트는 이번 기획을 통해 세계 각 거점에서 펼쳐지는 국내 금융사의 현지 사업과 전략, 그리고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한다. [편집자주]

[뉴욕(미국)=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올해 8월 우리은행의 미국 법인 '우리아메리카은행'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를 선보였을 때만 해도 반응을 예측하기 어려웠다. 1세대 이민자 중심으로 영업해 온 한인은행이 젊은 세대까지 포섭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서비스 개시 두 달 반 만에 신규 예치금 7600만달러가 몰렸다. 41년 역사의 우리아메리카은행은 이제 '디지털'이라는 새 무기로 성장의 2막을 열고 있다.


이태훈 우리아메리카은행 법인장. (제공=우리아메리카은행)

◆디지털 전담 부서 신설…디지털 전환 '속도전'


올해 3월 취임한 이태훈 우리아메리카은행 법인장은 최근 미국 뉴욕 본점에서 딜사이트와 만나 "한인 커뮤니티 중심의 영업 구조는 이민 1세대 고객층의 고령화로 확장 한계가 있다"며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비대면 계좌 개설 등 디지털 뱅킹으로의 전환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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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대형 미국은행은 광범위한 네트워크와 강력한 모바일·온라인 뱅킹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고객층의 접근성과 편의성 측면에서 체감 차이가 클 수 있다"며 "비교적 영업점 네트워크가 적은 한국계 은행으로서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 법인장은 취임 후 디지털 조직 구축을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했다. 취임 직후인 4월 디지털 전담부서를 신설하며 조직 개편에 나섰다. 이후 불과 넉 달 만인 8월, 비대면 신규 계좌 개설 서비스를 내놨고 두 달 반 만에 7600만달러의 자금을 예치하는 성과를 냈다.


현재 교민 외에도 다수의 현지 기업과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한 SNS 전담조직 신설도 준비 중이다. 그는 "페이스북, 링크드인, 유튜브 등을 활용해 우리아메리카은행을 널리 알리고 고금리 상품과 편리한 서비스를 젊은 감각으로 홍보할 수 있다면 젊은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아메리카은행에게 디지털 뱅킹 전환은 단기 성과를 넘어 중장기 경쟁력 확보의 관점에서 중요하다. 이를 위해 클라우드 인프라 도입과 데이터 통합 웨어하우스 구축 등 기반을 마련하고, 향후 빅데이터·AI 기반 서비스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고객 기반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개인 고객 비중이 높지만 대출 자산에서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이 법인장은 "대출자산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개인 홈모기지 취급을 확대하고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도 우리가 제공하는 상품의 니즈가 있는 고객을 적극 섭외해 영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PEC 개최 현수막이 걸려 있는 뉴욕의 우리아메리카은행 본점. (사진=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제2 실리콘밸리' 오스틴 진출…한국 기업의 '첫 은행' 자임


우리아메리카은행의 또 다른 핵심 축은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 지원이다. 미국에 처음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은 현지 금융거래 이력이 없어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운 기업들이 많다는 점에서, 우리아메리카은행은 이들에게 '첫 은행(First Bank)'의 역할을 자처한다.


지상사 설립 단계부터 우리은행과 연계해 자본금 송금과 법인카드 발급을 돕고 본격적인 사업 단계에서는 시설자금대출, 한도대출, 무역금융 등 기업 성장 단계에 맞는 금융 솔루션을 제공한다.


지난 8월 한인은행 최초로 텍사스주 오스틴에 지점을 개설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오스틴은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가 집중되면서 '제2의 실리콘밸리'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남부 지역에 한국계 지상사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한인 인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 법인장은 "사전 시장조사 당시 현지 한인과 지상사 관계자들 대부분이 우리아메리카은행의 진출을 희망했다"며 "한국 최대 은행인 우리은행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믿고 거래할 수 있다는 점, 언어 및 문화 차이로 은행 거래가 어려웠던 한인들이 편하게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한국 기업의 진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이러한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환경에서 우리아메리카은행의 역할은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은 성장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한인은행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도 고민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이 금융권 단독으로 10월 말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를 후원하면서 우리아메리카은행도 맨해튼 지점 외벽에 한국 APEC 개최를 알리는 현수막을 큼지막하게 설치했다. 뉴욕 한복판에서 한국을 알리는 작업이다.


이 법인장은 "미국 금융의 중심에 진출해 있는 한인은행으로서 이런 부분도 우리가 해야 하는 역할"이라며 "법인의 성장과 수익성 제고는 물론,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1984년 1월 개점해 올해로 41주년을 맞이한 우리아메리카은행은 우리은행의 미국법인이다. 출범 당시 총자산 500만달러의 소형은행이었으나 주요 한인은행 15여 곳 중 자산규모 3위 은행이 됐다. 2025년 9월 말 총자산은 약 40억달러로 2023년 말 대비 약 17.5% 성장했다. 순이익도 2024년 연간 2700만달러에서 올해 9월 말 기준 2600만달러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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