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K-금융의 글로벌 행보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진출은 이제 주요 금융사에 단순한 기회 모색이 아니라 핵심 사업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탄탄한 해외 실적은 '생산적 금융'이 강조되는 현시점에서 선순환적 수익 구조를 만들어가는 동력이 되고 있다. 딜사이트는 이번 기획을 통해 세계 각 거점에서 펼쳐지는 국내 금융사의 현지 사업과 전략, 그리고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한다. [편집자주]
[뉴욕(미국)=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통상 금융권에서 준법·리스크 관리는 비용으로 인식되지만, 신한은행 뉴욕지점은 이를 핵심 경쟁력으로 삼았다. 전체 직원 42명 중 8명(약 20%)을 준법 및 내부통제 업무에 배치하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미국 내 가장 엄격한 감독과 규제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은행 뉴욕지점의 대출자산은 2024년 말 17억6000만달러에서 2025년 10월 말 22억1000만달러로 4억5000만달러 성장했다. 탄탄한 자산 성장에 힘입어 이자이익 역시 전년동기대비 19%가량 늘었다.
비용으로 인식되던 준법·리스크 관리에 뉴욕지점 인력의 5분의 1을 투입하면서 경쟁력으로 삼은 덕분이다. 이는 미국이 세계에서 금융기관 규제가 가장 엄격한 국가라는 판단에서다. 미국은 은행현금거래법(BSA), 자금세탁방지(AML), 제재(Sanction) 등 다양한 부문에서 높은 내부통제 수준을 요구한다. 최근에는 기업 내부통제 전반과 리스크 관리 수준까지 점검하고 있다.
신한은행 뉴욕지점 관계자는 최근 딜사이트와 만나 "미국 시장에서는 감독당국 수준에 부합하는 안정적인 내부통제 프로그램을 구축·운영해야 한다"며 "뉴욕지점은 본업 지원과 안정적 운영을 위해 내부통제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 뉴욕지점은 인력 배치뿐 아니라 부문별 위험평가와 내부감사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또한 현지 감독당국 동향 파악을 위해 2020년 IIB(외국계은행협회)에 한국계 은행 중 유일하게 가입하기도 했다. IIB가 진행하는 각종 세미나 및 교육에 참여하며 규제 변화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철저한 내부통제 시스템은 대형 프로젝트 수주 등 영업 성과에도 밑거름이 됐다. 신한은행 뉴욕지점의 주요한 성과로는 미국 텍사스주 천연가스 수출을 위한 LNG 터널 및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꼽을 수 있다. 신한은행 뉴욕지점은 이 거래에 가장 큰 규모로 참여했고 이에 따라 주선사 타이틀까지 획득했다.
성장세는 단순 외형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2021년부터 단기 수익 중심의 상업용 부동산(CRE) 자산을 선제적으로 축소하고 인프라·데이터센터 등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며 내실도 강화했다. 포트폴리오 변화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공실률 상승을 미리 감안한 전략적 판단이었다. 현재 CRE 익스포저는 2022년 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전체 대출의 약 5%만을 차지하고 있다.
자금조달 다변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예수금, CD(양도성예금증서), CP(기업어음), 금융기관 차입 등 복수의 조달 채널을 운용하며 안정적인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요구불예금과 MMDA(시장금리연동예금) 등 고객 예금 기반의 안정적 조달 채널을 확보하고 금리 변동성에 대비해 유연한 자산부채관리(ALM)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신한은행 뉴욕지점 관계자는 "금리 인하 본격화 시 순이자마진(NIM) 축소 등 수익성 측면의 리스크가 있는데 조달 만기 축소 등 부채 금리 듀레이션 관리를 통해 금리 위험 노출을 최소화할 예정"이라며 "더불어 미주 금융기관, FI와 파트너십을 통해 신규 조달 및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장기 목표는 'Top Tier Foreign Bank Organization(미국 내 최상위 외국계 은행)'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달러 자금 조달의 핵심 거점으로서 역할을 강화하는 동시에 GIB(글로벌 투자금융) 데스크의 성장과 현지 기업금융 시장 진출 확대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1989년 뉴욕에 지점을 개설했으며, 2005년 조흥은행과 통합 뉴욕지점을 출범했다. 2017년 GIB 데스크 운영을 시작하며 IB 기능을 강화했고 2023년 맨해튼 중심가인 750 7th Ave로 이전했다. 올해 9월 말 기준 주재원 13명, 현지직원 29명 등 총 42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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