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K-금융의 글로벌 행보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진출은 이제 주요 금융사에 단순한 기회 모색이 아니라 핵심 사업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탄탄한 해외 실적은 '생산적 금융'이 강조되는 현시점에서 선순환적 수익 구조를 만들어가는 동력이 되고 있다. 딜사이트는 이번 기획을 통해 세계 각 거점에서 펼쳐지는 국내 금융사의 현지 사업과 전략, 그리고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한다. [편집자주]
[홍콩=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하나은행 홍콩지점이 50년 넘게 구축해온 현지 네트워크와 신뢰를 바탕으로 리테일(소매)부문과 투자금융(IB)부문을 아우르는 성장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교민·주재원 대상 리테일 영업과 글로벌 금융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IB 비즈니스를 병행하며, 글로벌 IB들이 주도하는 다양한 딜에 참여하는 전략으로 외형 확장과 수익 기반 다변화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
서형수 하나은행 홍콩지점장은 최근 딜사이트와 만나 "한국계 기업들의 이전 움직임에 발맞춰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 생산 거점을 옮기는 기업을 위한 자금 조달과 금융 지원에도 주력하고 있다"며 "새로운 성장 축을 발굴하며 업무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1967년 1월 한국계 은행 최초로 홍콩에 진출한 하나은행 홍콩지점은 설립 초기 교민과 한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대출·환전·외국환 업무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반을 다졌다. 이후 중국 개방기에 현지 법인과의 협업을 통해 중국 진출 한국계 기업을 지원했고, 최근에는 글로벌 금융기관의 협업으로 아시아·유럽·미주 지역을 포괄하는 IB 비즈니스 비중을 높이고 있다.
현재 홍콩지점은 출장소를 포함해 총 54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주재원 6명과 현지 인력 48명이 수신·여신·수출입·자금·내부통제 등 기능별 조직으로 나뉘어 있다.
한국계 금융기관 중 유일하게 리테일 영업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은 하나은행 홍콩지점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꼽힌다. 교민·주재원을 대상으로 한 외환·수신 업무뿐 아니라 고액자산가를 위한 PB(프라이빗뱅킹)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한국계 은행 최초로 모바일뱅킹을 도입한 점 역시 강점으로 평가된다.
서 지점장은 "리테일은 하나은행의 레거시적 관점에서 영위하는 중요한 영역"이라며 "홍콩에서 사업으로 성장한 교민 고객이 한국으로 귀국한 후에도 하나은행의 고액자산가 고객으로 이어지는 등 장기적인 관계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지점은 글로벌 IB와의 경쟁보다는 공동 참여를 통한 네트워크 강화와 시장 접근성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글로벌 IB들이 주도하는 다양한 딜에 적극 참여하며 협업 관계를 넓히고,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다져간다는 포부다.
기업금융은 IB 법인을 별도로 두고 운영 중이다. 하나은행 홍콩 IB법인은 선진국 외에 칠레 등 남미 국가로의 지역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펀드·구조화금융·디지털 인프라·AI 등 신성장 분야 중심의 상품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박영민 하나은행 홍콩 IB법인장은 "홍콩지점은 조달 역량이 뛰어나고 IB 특화 인력이 많아 법인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IB법인은 딜 소싱에 집중하고, 지점은 대규모 조달을 담당하는 역할 분담을 통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방위 자산 증대 전략 속에 홍콩지점은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대중(對中) 자금 조달 수요 위축이라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영업 기반(인벤토리) 확대를 통해 올해 상반기에만 약 1억3000만달러의 잔액 증가를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서 지점장은 "홍콩지점은 하나은행 글로벌 네트워크 중 가장 경쟁력 있는 자금 조달 능력을 바탕으로 필요시 아시아 지역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 소재한 글로벌 네트워크 앞으로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라며 "동시에 우량한 자산을 유치해 글로벌 이익 증대에 한 축을 담당하는 역할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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