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승계 절차를 개시하면서 향후 권력 구도 재편이 본격화하고 있다. 내부 경쟁 구도가 약한 상황에서 외부 후보군이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임종룡 회장의 연임 기류와 외부 인사 부상 가능성이 맞물리며 미묘한 긴장감이 형성되는 모습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최근 대표이사 회장 경영승계 절차를 공식 개시했다. 임추위는 약 2개월 동안 내·외부 후보군을 평가해 최종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다. 임 회장의 임기는 내년 주주총회까지 약 5개월 남아 있는 상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말 경영승계규정 일부를 개정해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절차를 현직 회장 임기 만료 최소 4개월 전 개시하도록 명문화했다. 또 내·외부 후보군 대상 및 선정 기준을 명확히 하고 육성 프로그램 운영 및 적정성 점검에 대한 주기도 연 1회 이상으로 명시하며 체계적 승계 관리에 나섰다.
우리금융의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상시 후보군은 지난해 10월 기준 내부 5명, 외부 5명 등 모두 10명으로 구성됐다. 내부 후보군 대상은 지주회사 및 자회사에 재직 중인 주요 경영진으로 임 회장과 자회사 대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외부 후보군은 외부 자문기관(Search Firm)에서 추천한 인물 중 임추위가 선정한 자로 구성된다.
금융권에서는 내부 후보 중에서 임 회장과 경쟁할 만한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게 금융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통상 금융지주의 경우 부회장이나 은행장 등 핵심 계열사를 이끄는 자회사 대표가 차기 회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데 현재 우리금융은 이런 구도를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 KB금융이나 하나금융처럼 부회장급 인사가 없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의 경우 경영승계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현직 회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KB금융은 이재근 글로벌사업부문장과 이창권 디지털·IT부문장이 사실상 부회장급 인사로 꼽힌다. 하나금융에는 이승열·강성묵·이은형 등 3명 부회장이 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을 비롯한 자회사 대표들은 아직 선임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임 회장의 실질적 대항마로 부상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진완 은행장만 해도 올해 1월에 취임했다. 경영 성과를 입증하고 그룹 안팎에서 지지를 얻기에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오히려 외부 후보군에서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우리금융은 외부 자문기관을 통해 상시 외부 후보군을 관리하고 있는데 금융·정책 분야의 관료 출신 인사가 새로 부상할 수 있다는 의미다.
비슷한 시기에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둔 신한금융의 경우 내부 승계 중심의 전통이 강하지만 우리금융은 상대적으로 외부 인사에게도 기회를 열어두고 있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새 회장을 맞은 금융지주 가운데 관료 출신 인사를 영입한 사례가 우리금융과 농협금융 두 곳뿐이라는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우리금융은 회장 승계 과정에서 외부 후보군의 공정한 경쟁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 둔 상태다. 지난해 말 경영승계규정을 개정하면서 롱리스트 후보군 선정 이후 외부 후보군에 대해서는 별도 오리엔테이션 등 충분한 회사 정보를 제공하도록 규정했다. 과거와 달리 외부 후보군이 형식적 명단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는 구조다.
임종룡 회장은 2023년 3월 취임 이후 2년 6개월 넘게 우리금융을 이끌고 있다.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 등 내부통제 부실 논란 속에서도 통제 체계를 강화하고, 보험사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 기반을 다지며 연임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다만 외부 후보군 부상 가능성과 맞물려, 이번 승계 절차가 어떤 변수를 만들어낼지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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