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넥슨이 네이버와 손잡고 콘텐츠·플랫폼 데이터 협업 모델을 구축한다. 서로의 이용자 데이터를 공유하고, 게임·스트리밍 영역과 결제·커머스 영역 간 연계를 높여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한다는 복안이다. 양 사의 협약 체결 배경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넥슨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고 데이터 협업을 통한 콘텐츠·플랫폼 결합에 나섰다.
네이버 계정·결제 시스템을 넥슨의 게임 시스템에 연동하는 게 핵심이다. 네이버페이를 통해 넥슨 캐시를 충전하거나, 네이버 메인 화면에서 개인 맞춤형 게임 콘텐츠를 시청하는 방식이다. 양 사는 넥슨캐시 충전 과정에서 네이버페이 단건 또는 정기 예약 결제가 가능하도록 협의 중이다.
특히 플랫폼·콘텐츠 부문 연결고리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먼저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과 연계해 지식재산(IP) 협업을 추진한다. 게임 리그·주요 이벤트 중계를 치지직에서 시청할 수 있다. 오프라인 굿즈 판매, 네이버 예약 시스템을 연계한 마케팅도 진행한다. 업계 일각에선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인게임 아이템이나 굿즈를 포함시킬 가능성도 점쳐진다.
숏폼 플랫폼 '클립'과의 시너지도 구상한다. 게임 라이브 영상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추출해 하이라이트 영상을 실시간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의 영상 AI 기술인 '오토클립 AI'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멀티모달 거대언어모델(LLM)을 통해 텍스트를 요약·분석하고, 음성·배경음악·영상 효과 등을 자동 적용해 최적화된 영상 클립을 생성하는 기술이다.
이번 협약 체결 배경으로는 사업 경쟁력 강화에 대한 양사의 이해관계가 꼽힌다. 네이버는 자사 기술 도입 영역을 넓힐 수 있고, 넥슨 또한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네이버는 2023년 트위치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치지직을 앞세워 게임 스트리밍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검색·뉴스·쇼핑 중심 구조가 성장 한계에 부딪치면서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릴 엔터테인먼트형 콘텐츠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치지직은 출시 1년 만에 이용자 250만명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올해를 기점으로 성장세가 둔화하는 추세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올들어 240만~250만명 수준에서 더 늘어나지 않고 있다. 경쟁사인 SOOP(옛 아프리카TV)과의 MAU 격차는 20만~30만명을 간신히 유지 중이다.
네이버로서는 게임 스트리밍 시장 1위 자리를 굳힐 수 있는 '한 방'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선 똘똘한 지식재산(IP)과 이용자 저변이 필수적이다. 넥슨을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다. 넥슨은 방대한 양의 글로벌 IP를 보유하고 있고, 게임 이용자 연령대 또한 10대부터 30~40대까지 고루 분포돼 있다. 치지직과의 연계를 통해 이용자를 추가 확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네이버가 최근 미디어 기술에 AI 접목을 시도하고 있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네이버가 지난 7월 선보인 '비전 테크 트라이앵글'엔 ▲확장현실(XR) 스튜디오 ▲미디어 AI ▲버추얼 스트리밍이 포함된다. 이 같은 기술을 실험하기 좋은 콘텐츠가 바로 게임이다. 회사 입장에선 게임 사업 영역을 스트리밍 및 퍼블리싱에서 추가 확장할 수 있는 셈이다. 넥슨이 AI 연구 조직 '인텔리전스'를 통해 게임 특화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양사 기술 연계를 통한 생태계 구축도 예상된다.
넥슨으로서도 치지직·클립 등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 저변과 함께 마케팅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 게임 팬덤을 치지직 내에 직접 구축할 수 있으며, 향후 이벤트·굿즈·커머스까지 한 곳에서 묶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먼저, 별도 회원가입 없이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할 수 있어 게임 진입장벽이 낮아지게 된다. 네이버 메인 홈페이지를 통한 게임 콘텐츠 추천 기능으로 네이버의 검색·뉴스·쇼핑 등 주요 서비스 이용자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네이버 홈페이지에 노출된 게임 스트리머의 클립 하이라이트 영상을 통해 신규 이용자 확보도 노려볼 수 있다. 신규 이용자와 장기 휴면 이용자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것이다.
결제 편의성을 강화해 수익 기반을 공고히 다질 수도 있다. 현재는 넥슨 홈페이지 및 별도 애플리케이션 '넥슨플레이'를 통해 넥슨 캐시를 충전하는 방식인데, 절차가 복잡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네이버페이를 통해 한 번의 클릭만으로 결제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 이러한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결제 경로를 확대함으로써 유저당 평균 매출(ARPPU) 상승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치지직은 네이버페이와 바로 연계되는 구조인 만큼 넥슨 캐시 충전과 이벤트 예약, 굿즈 판매 등을 넥슨 매출로 전환하면서 수익화 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다"며 "넥슨은 특히 방대한 IP를 기반으로 다수의 e스포츠 리그를 운영하고 있어 향후 스폰서십·중계권·광고까지 확장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중계 채널을 확보함으로써 마케팅 영역을 다양화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지난 9월 진행했던 '아이콘 매치' 협업 사례가 대표적이다. 앞서 넥슨은 'FC 온라인' IP 기반 축구 이벤트 경기 '아이콘매치'를 치지직에서 중계했다. 네이버의 손자회사 크림을 통해 관련 굿즈도 판매했다. 이 같은 방식의 협업 체계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2025~2032년 월드컵·올림픽 중계권을 확보한 상태다.
넥슨 관계자는 "양 사 데이터를 활용한 협업을 토대로 이용자의 일상과 게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라며 "회사와 네이버의 이용자 데이터를 결합했을 때 지금보다 더 방대한 분량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신규 이용자 확보 및 신사업 발굴 측면에서 더 많은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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