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벤처캐피탈(VC)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한책임투자자(LP)에 펀드 운용의 예측가능성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지난해 6월 G&P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 17년 차 베테랑 벤처캐피탈리스트 김세연 대표는 이 산업을 프로야구단의 팜 시스템에 비유했다. 일관된 투자 전략으로 LP와 신뢰를 구축하는 게 핵심 투자 철학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지난해 출범한 G&P인베스트먼트는 김 대표의 생각을 녹여낸 운용사다. 김 대표는 2009년 UTC인베스트먼트에 사원으로 입사해 대표이사까지 역임하며 벤처투자의 모든 과정을 직접 체득한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G&P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시드 및 초기 단계 기업에 대한 폭넓은 투자와 성장성이 검증된 기업에 대한 집중적인 후속 투자를 결합하는 전략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김 대표의 투자 전략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프로야구 구단이 유망주를 육성하듯 잠재력 있는 초기 기업을 다수 발굴해 소액으로 투자하는 팜 시스템이다. 이후 성장이 확인된 기업에는 한 기업에 다섯 차례 이상 투자를 집행할 정도로 집중적인 후속 투자를 단행해 성장을 지원한다. 이는 1군으로 선수를 콜업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두 번째 축은 외부에서 검증된 스타플레이어를 영입하는 것과 같다. 2~3년 내 기업공개(IPO)가 가능한 스케일업 및 프리IPO 단계의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일부 포함한다. 투자 단가가 높더라도 성공 가능성이 높은 딜을 함께 담아 펀드의 불확실성을 낮추고 내부수익률(IRR)의 가시성을 높이는 효과를 꾀한다. 김 대표는 "머니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에게 예측가능성은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일관성 있는 전략은 LP에게 운용의 투명성을 보장하려는 철학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철학은 오랜 투자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의 포트폴리오인 컬리 발굴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는 식품 펀드 조성을 위한 스터디 중 초기 단계의 컬리를 발견하고 직접 콜드콜 투자를 성사시켰다. 하지만 그는 "초기 심사보고서만으로 파악한 내용은 기업이 가진 본질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며 "투자자가 되어 오랜 시간 관계를 맺고 지켜봐야만 기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겸손을 알게 됐다"고 회고했다.
김 대표의 이러한 성공 뒤에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 해외 대학 출신으로 상대적으로 동문 네트워크가 약했던 그는 UTC인베스트먼트 재직 시절부터 직접 발로 뛰며 LP 네트워크를 개척했다. 7~8년간 꾸준히 공을 들인 결과, 정책자금 없이 순수 민간 자금으로 2600억 원의 신규 운용자산(AUM)을 확충하는 성과를 냈다. 그는 "남들이 100의 노력을 할 때 200, 500, 1000의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진심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진정성은 20년 가까이 함께한 동료들이 G&P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하는 든든한 자산이 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VC업은 관계의 비즈니스고, 그 관계는 처음도 중요하지만 유지하고 계속 발전시키는 게 더 중요한 일"이라며 "그간 저희 팀이 해왔던 성취들을 지금 이 회사에서 다시 한번 증명해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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