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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의 흥행 보증 원화코인 사용법
이준우 기자
2025.08.22 08:00:19
스테이블코인 상표 출원 붐…사업성 관계없이 주가 올리기 악용
이 기사는 2025년 08월 21일 08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우린 노래만 하지 않아. 진짜를 지켜."


넷플릭스 누적 시청수 약 1억9000만명을 달성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주인공이 그룹 정체성에 혼란이 오자 내던진 대사다. 멤버들이 아이돌로서 단순 음악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악을 물리치는 헌터임을 공고히 하는 장면이다. 이처럼 정체성에 혼란이 오는 상황은 만화에서뿐만 아니라 실제 투자 시장에서도 종종 보이곤 한다.


최근 정치권이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에 드라이브를 걸자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기존 블록체인 인프라나 결제 사업을 영위하던 기업이 사업을 고도화할 수 있는 대격변의 시대가 찾아왔다. 이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레이어(네트워크 인프라) 위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해 해외 송금·정산 기간·수수료 등을 줄이며 결제, 송금 사업의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이에 숟가락 한번 얹어보겠다고 나서는 기업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들이 이렇게 나서는 데는 '상표권 출원'이라는 흥행 보증 수표가 있다. 원화 코인 상표권만 출원하면 기업 주가가 들썩인다. 스테이블코인 테마주로 손꼽히는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은 20~30%가 기본이다. 카카오페이는 상표권 출원 이후 주가가 단기간에 약 140%대까지 급등하며 투기 과열에 매매가 정지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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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 이를 본 몇몇 상장사도 원화 코인을 들고나온다. 일단 상표권을 출원하면 주가가 오르는데 안 할 이유가 없다. 이들은 블록체인이나 결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에도 일단 선점 경쟁에 뛰어들고 발표하는 것이 특징이다. 패션, 유통, 바이오 등 사업을 하던 기업까지 뜬금없이 원화 코인을 신사업이나 미래 먹거리로 들고 오곤 한다. 금융권은 밥그릇 뺏길까 무서워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과 물밑 그림을 그린다. 시장에서 주목받자 너도나도 내 사업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는 격이다.


일부 기업은 진정성이 의심되기까지 한다. 명확한 사업 로드맵이나 운영 방향 등 공개는 차치한 채 주가 올리기에 급급한 선제적 상표권 출원에만 나선다. 시장에서는 포모(FOMO·소외 공포) 현상에 이런 기업들에게까지 자금이 몰린다. 코스피 상장사 인스코비는 원화 코인을 이용한 지역화폐 사업을 하겠다고 나섰으나 불안정한 재무 건전성을 이유로 거래 중지에 빠지기도 했다. 고객 예치 자금을 담보 자산으로 놓고 사업을 지속해야 할 예비 스테이블코인 운영사가 본인 사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꼴이다.


문제는 일을 벌린 정치권이 이런 촌극을 방치했다는 점이다. 한 정치인은 "달러 스테이블코인 침공에 맞서 통화 주권을 지켜야 한다"는 명목으로 원화 코인 입법 논의에 불을 붙였다. 스테이블코인 그 쓸모를 증명하기보다 글로벌 흐름을 따라간다는 명목으로 논의가 섣불리 추진된 감이 있다.


이러니 원화 코인 필요성에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상당하다. 간편결제가 상용화돼 있는 한국 사회에서 소비자들이 원화 코인의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하는 현상이다. 법안 추진 속도와 일반 시민들이 받아들이는 인식 간 괴리가 있다는 의미다. 정치권은 이를 인지하고 바꾸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스테이블코인에 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기업이 원화 코인을 일단 신사업으로 발표하고 투자용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우후죽순 생겨난 이유다.


혹자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로 '케이팝(K-POP)'을 꼽기도 한다. 일본, 중국 등 아시아를 넘어 유럽에서도 케이팝 열풍이 불며 자연스레 성공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이런 성공 신화를 본 일본에서도 비슷한 작품을 만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케이팝을 모방하는 데 그치는 이들이 알맞게 활용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케이팝과 스테이블코인, 이 둘은 분명 같은 흥행 보증 수표다. 둘 다 그 자체로 가치가 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초기에 잠깐 관심을 끄는 데 그치고 만다. 원화 코인의 쓰임새를 증명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춘 점진적인 입법 절차가 필요하다.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산업이 우리나라에 제대로 안착한다면 진정성 없이 상표권만 출원하는 기업들은 자동으로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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