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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비전펀드 'BTS'에 유치하려다 IPO 급선회
김규희 기자
2025.07.24 07:20:20
①기존 투자 주주 기망했다는 증선위…손해본 주주 없는데 결과론적 해석 지적도
이 기사는 2025년 07월 23일 15시 3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회사 상장 과정에서 기존 주주와 자본시장을 속여 약 400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판단이다. 증선위 결정과 별개로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관계된 거래에 합법적이지 않은 요소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실제 증선위 판단 근거가 사실과 다르거나 방 의장이 소명한 정황은 일방적으로 배제한 측면이 있다는 주장이다. 논란은 결국 사법적 판단을 앞두고 있지만 법조계는 사안이 대법원까지 이어지면 족히 2년은 걸릴 것이라 전망한다. 자본시장 관점의 상황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편집자주>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방시혁 하이브 의장(사진=하이브)

[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기존 투자자들을 의도적으로 기망했다는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의 판단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증선위는 방 의장이 IPO가 지연될 것처럼 기존 투자자들을 속여 이익을 취했다고 판단하지만 관계자들은 당시 정황상 방 의장이 투자자들을 기망하지 않았고 그럴 이유도 없었다고 지적한다.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해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해 성립한다. 사기죄는 기망과 착오, 처분행위, 재산상 손해 발생 또는 이득 취득이라는 구성 요건이 필요하다. 이 사례에 적용하면 방 의장의 기망행위와 LB인베스트먼트 등 기존 주주들의 착오, 하이브 구주 매각, 구주 매각으로 인한 재산상 손해 발생, 방 의장의 이득 취득이 존재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일단 하이브(옛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IPO 이후로 LB인베와 레전드캐피탈, 알펜루트자산운용 등 3자 누구도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 각자의 판단에 따라 IPO 이전 지분을 자유의사로 매매했고, 오히려 일부 투자자는 상당량의 지분을 IPO 이후까지 가져가 큰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증선위 판단은 결과론적 해석으로도 보인다. 기업공개는 그 시점을 전후로 누구도 성공과 실패를 장담할 수 없는 자본거래라는 의미다. IPO가 실패하거나 성적이 저조했다면 지분을 그 이전에 미리 처분한 주주들이 승자가 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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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정의 비전펀드 유치를 IPO보다 우선순위에


증선위가 지난 16일 고발한 명분은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금지위반 혐의'다. 마치 상장이 지연될 것처럼 2018년 재무적 투자자(FI) 주주단 일부(LB 레전드 알펜루트)를 속여 방 의장이 IPO 이후 부당이득을 얻었다는 판단이다. 


사기죄 구성요건을 근거로 상황을 시계열로 보면 정황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2018년 당시 빅히트는 미국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회사에 1조원 규모의 추가 자금조달을 계획했다. IPO와 투자금 회수를 기다리면 기존 재무적 투자자들에겐 추가적인 인내가 필요한 소식이었다. 


빅히트는 구체적으로 1조원 마련을 위해 조달 방법의 우선순위를 뒀다. 가장 먼저는 새로운 글로벌 투자자를 물색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빅히트는 당시 실제 협상파트너로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를 점찍었다. 소프트뱅크가 만든 세계최대 벤처캐피탈 '비전펀드'로부터 단번에 1조원을 조달할 전략을 추진한 것이다. 비전펀드는 국내에서 쿠팡과 야놀자 등에 투자한 이력이 있다. 세계최고의 보이밴드 BTS(방탄소년단)를 가진 빅히트로서는 해볼 만한 시도였다. 


방시혁 의장이 IPO가 지연될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 알린 것을 '기망'으로 판단하려면 검찰은 사기죄의 고의성을 입증해야 한다. 기업 자본조달을 위해 새 투자자 유치 외에도 채권 발행을 염두에 두던 터라 투자자들에 전략의 우선순위를 설명한 것을 두고 '기망'이라 단정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빅히트의 전략은 당시 이사회 참여자인 LB인베와 레전드캐피탈로부터 확인된다. 최고 의사결정기구 일원으로 회사의 전략적 결정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었기에 IPO를 통한 자금조달 방안이 최후순위에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했다는 의미다.


(그래픽=딜사이트 신규섭 기자)

◆ 누구도 손해보지 않았다…다이너마이트로 전화위복


재무적 투자자 주주들이 방시혁 의장의 전략을 듣고 실망해 IPO 이전에 지분을 매각했다 하더라도 이것이 사기죄에 속하는 지도 다시 따져봐야 한다. 일부 투자사는 IPO를 추진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지분 대부분을 매각하지 않아서다. IPO 전략은 후순위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 적극적 기망 행위인 지가 문제다. 


실제 레전드캐피탈의 경우 같은 정보 아래에서 투자자 손바뀜이 있었던 시기에도 소수지분(3.8%)만을 처분했다. 보유분을 남겨뒀던 이들은 상장이 이뤄진 2020년 10월에 상당한 수준의 지분(6.2%)을 유지했다. 당시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레전드는 같은 정보를 기반으로 IPO에 더 큰 가능성을 베팅해 이익실현을 극대화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상장 추진 직전에 지분을 전부 매각한 알펜루트의 반응도 주목할 만하다. 알펜루트는 2019년 11월 새 투자자에 보유 중인 빅히트 지분 전량을 넘겼다. 두 달 뒤 2020년 1월 빅히트는 증권사에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알펜루트 입장에선 빅히트 상장에 커다란 기회비용을 지불했지만 당시 큰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 알펜루트가 매각한 차익만해도 만족스러운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구주 매각으로 인한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더 훌륭한 차익에 대한 기회비용을 광의의 손해라 해석할 경우 모든 투자사의 운용역들은 배임혐의를 받을 수 있다. 


당시 알펜루트는 라임사태로 인한 펀드 환매 중단 위기에 처해 유동성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2020년 1월까지 파악된 환매 중단 규모가 1817억원 수준이다. 알펜루트가 방 의장에게 속았다고 여겼을 경우 당시에 곧바로 소송을 하지 않았을 이유가 없다.


방시혁 의장이 상장일을 특정하고 이를 숨겼다는 해석에 대해서도 IPO 관계자들은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상장 관계자는 "IPO를 신청하더라도 거래소 예비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심사에 통과하더라도 공모가 불만으로 케이뱅크처럼 상장을 포기하는 사례가 넘쳐난다"며 "빅히트 IPO는 당시 회사가 글로벌 투자자 유치에 실패한 이후 마지막 고육책으로 추진한 것인데 당시 BTS의 신곡 다이너마이트가 전세계적으로 히트곡이 되면서 전화위복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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