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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가 방시혁이 맞은…자시법 178조와 여론재판
김규희 기자
2025.08.13 07:20:18
⑥178조는 시장 교란행위 방지 목적…'딴따라 방시혁' 이미지에 과도한 비난 지적
이 기사는 2025년 08월 12일 14시 2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회사 상장 과정에서 기존 주주와 자본시장을 속여 약 400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판단이다. 증선위 결정과 별개로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관계된 거래에 합법적이지 않은 요소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실제 증선위 판단 근거가 사실과 다르거나 방 의장이 소명한 정황은 일방적으로 배제한 측면이 있다는 주장이다. 논란은 결국 사법적 판단을 앞두고 있지만 법조계는 사안이 대법원까지 이어지면 족히 2년은 걸릴 것이라 전망한다. 자본시장 관점의 상황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법조계는 하이브 기업공개(IPO) 논란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일단 적용 법령이 문제로 떠오른다. 증권선물위원회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8조'의 부정거래행위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법조계 다수는 이번 사건에 178조를 적용하기는 어려울 거란 전망을 내놓는다. 방 의장과 관련 사모투자펀드(PEF) 사이의 이익분배 조항은 사인 간의 민법상 계약인데 이에 대해 사회적 법익을 규정하는 178조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한 제재라는 지적이다. 


먼저 자본시장법의 보호법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해당 법령은 증권 거래의 공정성을 침해하거나 시장의 원활한 유통을 방해하는 사기적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이다. 이 조항의 보호법익은 개별 투자자의 재산보호(개인적 법익)가 아니라, 상장증권 거래의 공정성과 원활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회적 법익이다.


실제 대법원도 "자본시장법 제178조의 보호법익은 증권 거래의 공정성 및 유통의 원활성 확보라는 사회적 법익"이라며 "상장증권의 소유자 등 개개인의 재산적 법익은 그 직접적인 보호법익이 아니다"라고 판결(대법원 2018.4.12. 선고 2013도6962)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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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맥락에서 '방 의장이 기존 투자자들을 기망해 주식을 매각하게 했다'는 증선위 판단은 자본시장법 제178조 적용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게 법조계 다수의 시각이다. 이번 사건은 특정 주주 간 사적 계약으로 진행됐다. 불특정 다수 투자자를 대상으로 허위 정보를 유포하거나 증권시장의 전반적인 교란을 야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대법원 역시 "자본시장법이 사기적 부정거래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상장증권 등의 거래에 관한 부정거래가 다수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증권시장 전체를 불건전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판시(2013도6962)했다.


자본시장 전문 변호사는 "178조는 본래 불특정 다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시장 교란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라며 "특정 주주 간 계약에서 발생한 사안을 이 조항으로 처벌하는 건 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법률가들은 논란이 되는 주주 간 계약 내용의 증권신고서 미기재에 대해서도 이것이 시장 교란을 야기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해당 사안에서 증권 신고서에 이미 유통 가능 물량이 명시돼 있었다는 이유 등으로 주주 간 계약 내용이 시장에 미공개됐다 하더라도 그것과 시장 교란 사이의 인과관계가 성립하는 것을 입증하기가 어려울 거란 지적이다. 방시혁 의장은 법무법인을 통해 증권 신고서 작성 과정에서 계약 사항을 확인했고, IPO 주관사에 이 내용을 모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런 점이 자본시장법 제178조를 적용을 충분히 배제할 근거로 지목된다.


하이브 사옥. (출처=하이브)

그렇다면 사인 간의 계약에서 이익분배 조항이 사기죄의 근거가 될 수 있느냐는 물음도 가능하다. 법조계는 형법상 사기죄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적극적 기망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 입증할 뚜렷한 증거가 없다고 지적한다. 특히 방 의장이 기망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핵심 증거로 꼽았던 '지정감사 신청'도 실은 그 주체가 기존 주주들의 요청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방시혁 의장이 의도적으로 투자자를 속이기 위해 IPO 계획을 숨기고 이면에서 지정감사를 신청했다는 주장은 오해에서 비롯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대형 로펌 변호사는 "지정감사 신청을 방시혁 의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한 정황을 입증하기 어렵고 그가 동시에 의도적으로 투자자들을 기망했다고 보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증선위 고발과 경찰의 하이브 압수수색 이후 방시혁 의장은 미국에서 BTS의 신보 프로듀싱을 끝마치지 못하고 지난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급히 귀국했다. 경찰은 기업공개 과정에서 부정거래 의혹을 받는 그를 조사할 계획이고, 하이브는 "방시혁 의장이 최대한 경찰 조사에 협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방 의장은 이에 앞서 지난 6일 하이브 임직원에게 의혹에 대한 입장을 이메일로 전하면서 "컴백을 앞둔 아티스트들의 음악 작업과 회사의 미래를 위한 사업 확장으로 인해 최근 몇 년 간 부득이 해외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며 "하지만 급한 작업과 사업 미팅을 잠시 뒤로 하고 조속히 귀국해 당국의 조사 절차에 우선 임하고자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음악 프로듀서로 출발한 방시혁은 수차례의 독립 기획사 실패와 드라마 같은 역전, BTS의 세계적인 성공과 멀티 레이블 전략의 시도, 뉴진스라는 새로운 스타 매니징의 전략적 패배 사이에서 최근 가장 주목 받는 인물이 됐다. 대중문화계에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창업자 이후 가장 선진화된 K팝스타 육성책을 마련한 기업가이지만 이른바 '딴따라'로 출발해 수조원을 가진 자산가로서 성공의 반열에 오르면서 질시의 대상이 된 측면도 있다. 


일부 관계자들은 방시혁 의장이 타고난 기업가였다면, 혹은 알려지지 않은 경영자였다면 현재와 같은 논란은 없었을 거라는 주장을 내놓는다. 자본가 방시혁이 받는 조사는 앞으로 몇 년 간 그를 사법 리스크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 예비 팝스타 경연대회의 독설가로 이미지를 쌓아온 방시혁은 하이브 아티스트들의 대단한 성공과 좌절로 인해 자신이 뱉어낸 독설을 부메랑으로 맞는 운명을 맞았다. 대중의 관심을 받으며 성장해온 지난 족적이 남긴 채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도덕적 실수와 불법 제재의 사이에서 미리 가해지는 여론의 비판은 공정한 사법 판단 이전까지는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방시혁이라는 희대의 문화인에게 들이대는 매스는 분명히 과도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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