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회사 상장 과정에서 기존 주주와 자본시장을 속여 약 400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판단이다. 증선위 결정과 별개로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관계된 거래에 합법적이지 않은 요소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실제 증선위 판단 근거가 사실과 다르거나 방 의장이 소명한 정황은 일방적으로 배제한 측면이 있다는 주장이다. 논란은 결국 사법적 판단을 앞두고 있지만 법조계는 사안이 대법원까지 이어지면 족히 2년은 걸릴 것이라 전망한다. 자본시장 관점의 상황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하이브의 기존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방시혁 의장에게 기망을 당해 지분을 매각했다고 판단했지만 투자자들의 지분 매각 배경에는 각자의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투자자는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성공했다며 이를 언론 인터뷰로 알려 축하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먼저 LB인베스트먼트의 경우 당시 펀드 만기 도래와 자체 상장을 앞두고 있어 지분 매각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펀드 운용 성과를 높이기 위한 투자금 회수가 필요했고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던 하이브 지분을 세컨더리 마켓 거래 차원에서 스틱인베스트먼트에 팔았다는 것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LB인베스트먼트가 하이브 측에 이에 대한 지분 매각 의사를 먼저 전달했다는 사실이다. LB인베는 2018년 초부터 지속적으로 지분 매각 의사를 피력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브는 회사의 성장을 도운 기존 투자자들의 자금회수를 지원하려는 차원에서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했고 그 대상으로 스틱이 정해졌다는 설명이다.
스틱은 2018년 10월 LB인베 몫 6.08%를 포함한 기관투자자 지분 12.4%를 1039억 원에 사들였다. 상장을 준비하던 LB인베는 이후 성공적인 엑시트를 크게 홍보했다. 실제 박기호 LB인베 대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빅히트(현 하이브) 투자로 수익 10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레전드캐피탈의 지분 매각에도 속사정이 있다. 당시 하이브에 투자한 펀드의 만기가 다가오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LP(기관투자자)들의 지속적인 포트폴리오 조정 압박이 있어 지분 매각이 불가피한 점도 변수로 작용했다.
하지만 레전드캐피탈은 하이브의 성장 가능성에 의심을 품지 않고 LP들을 설득하며 지분을 팔지 않으려 노력했다. LP들에게 하이브가 상장 의지를 꺾은 것은 아니니 만기를 연장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레전드캐피탈은 LP들을 설득하기 위해 하이브가 IPO 준비에 돌입했다는 확실한 시그널을 보여야 한다며 지정감사 신청을 요구했다. 지정감사는 통상 IPO를 위한 사전 준비 절차로 여겨진다. 지정감사를 받는다고 무조건 IPO를 진행하는 건 아니지만 IPO를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해당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증선위는 지정감사 신청을 오히려 방 의장의 기망 일부로 단정한다. 투자자를 속이고 후면에서 IPO를 진행했다는 증거로 여기는 것이다.
레전드캐피탈은 이후 LP들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해 결국 지분 일부(3.88%)를 이스톤PE 2호 펀드에 넘겼다. 하지만 나머지 지분 6.2%는 IPO 시점까지 보유해 이후 장내매각으로 큰 수익을 남겼다.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레전드캐피탈은 하이브 IPO 가능성을 인지했고 실제로 IPO 이후 지분을 일부 남겨 수익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수익 유동화가 가장 필요했던 투자 주주였다. 당시 2019년 라임사태가 발발하면서 투자자들의 환매 압박이 극도로 커진 상태였다는 지적이다. 알펜루트는 투자 손실을 우려한 펀드 환매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하이브를 포함해 다른 투자 자산들까지 빠르게 현금화 했다.
당시 하이브 지분을 이스톤PE에 넘긴 것도 이런 맥락이다. 알펜루트는 2019년 11월 보유하던 하이브 지분 2.3%를 이스톤PE에 넘기면서 5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했다. IPO 이후 더 큰 수익을 낼 수도 있었지만 상장 결정이나 심사승인 여부가 확실치 않던 상황이라 지분을 제3자에 팔아 현금화하는 게 우선순위에 따른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하이브 IPO 이후에도 알펜루트 측은 하이브에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방시혁 의장이 기존 투자자들을 속여 지분을 팔게 했다는 증선위 판단은 당시 상황과 맞지 않는다"며 "투자자들의 내부 사정과 당시의 시장 상황을 정확히 파악했다면 결론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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