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국내 종합 엔지니어링 기업인 한국종합기술이 5년 만에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발주처인 삼부토건 관련 대손상각비로 인해 비용이 확대된 탓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종합기술은 올해 1분기 매출 863억원에 영업손익 마이너스(-)24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 규모는 15억원이다. 매출은 전년(854억원)에 비해 늘어났지만 비용이 커지면서 손실을 냈다.
한국종합기술은 서울시 소재 종합 건설엔지니어링 업체로 설계, 감리, 측량 및 플랜트 엔지니어링 용역 등을 영위한다. 국내에서 상장한 건설엔지니어링 3곳(도화엔지니어링, 유신, 한국종합기술) 중 한 곳이다.
한국종합기술의 1분기 적자는 5년 만이라는 점에서 눈길이 쏠린다. 지난 2019년 4분기(-21억원) 이후 21분기 만이다.
한국종합기술은 지난 2021년 이후 친환경 설계·조달·시공(EPC) 확대와 전문 인력 확보, 외주용역비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률이 하락세를 보였다. 주력 사업인 관급 프로젝트는 수익성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높은 인건비·외주비 부담은 더욱 커져서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저하된 데에 이어 올해 –2.8%를 기록하며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남방공공하수처리시설 증설사업 등 일부 시공 현장에서 공사가 지연되고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추가 원가를 투입하면서 수익성이 더욱 악화했다. 특히 발주처인 삼부토건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이와 관련한 18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했으며, 수익보다 비용이 더 커짐에 따라 결국 적자로 돌아섰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일회성 비용 증가와 공정 지연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2019년에는 수주 감소로 실적이 부진했지만, 최근에는 신규 수주 실적에 힘입어 풍부한 수주잔고를 유지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특히 친환경 에너지 분야 EPC사업의 활발한 신규 수주가 눈에 띈다. 구체적으로 호랑에너지 연료전지 발전사업 (893억원), 깨끗한나라 청주공장 에너지 재활용 시설 신설공사(650억원) 광주 연료전지 발전사업 건설공사(404억원) 등이다.
실제 올해 1분기 기준 수주잔고액은 7928억원으로, 실제 2019년 수주잔고액(4727억원)보다 약 6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5년 동안 가장 많은 수주잔고액을 기록한 지난해 말(7946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지난 5년 간 연말을 기준으로 매년 평균 수주잔고액(6000억원) 보다 33% 넘게 늘어난 규모기도 하다. 이전과 달리 수주 기반이 탄탄한 만큼 향후 안정적인 매출 흐름과 수익성 회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EPC사업 부문에서의 수익성 확보가 관건이다. 최근 신규 수주 확대로 시공 부문의 매출 비중이 크게 늘어난 만큼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려면 수주 물량 확대를 넘어 수익성이 보장된 사업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신규 수주가 몰렸던 지난 2023년과 2024년에 EPC 신설 등이 포함된 시공 매출 비중은 전년 대비 2배 넘게 늘었다. 2022년까지 15% 수준이던 시공 부문 매출 비중은 2023년 34.2%, 2024년 1분기 기준 32.5%로 뛰었다. 매년 시공부문에서 1300억원 정도의 매출을 냈다. 안양열병합발전소 준공 등으로 올해 1분기에는 시공 부문 매출 비중이 20.9%로 떨어지긴 했지만, 기수주한 EPC의 공정률에 따라 비중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종합기술 관계자는 "최근 2년 새 이어지는 건설업계 불황으로 거래처인 건설사 관련 매출채권이 대손충당금으로 설정되며, 적자로 이어졌다"며 "신규 인력 채용 확대로 인건비가 상승해 비용이 확대된 영향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EPC분야의 실적이 우수한 편으로, 특히 수소관련 EPC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 등 사업성이 유망한 EPC까지 진출에 나서 수익성을 최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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