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특수선 부문에서 연이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고수익 방정식을 입증하고 있지만, 수익성이 낮은 미국 상선과 군수지원함 MRO(수리·정비) 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고부가가치가 기대되는 군수지원함 MRO로 사업을 넓히기 위해서는 우선 미국 상선과 군수지원함 MRO 시장에 진출해 레퍼런스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수선은 이익이 높은 반면 정부 발주에 의존하고 있어 매출 확대가 한정적이라 상선 및 군수지원함 정비 사업을 통해 실적과 신뢰를 쌓고, 이후 고수익 특수선 정비 및 신조 사업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국내 발주 중심의 제한된 특수선 시장을 넘어 해외에서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모두 올해 1분기 특수선 부문 영업이익률이 13%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상선 부문(한화오션 9.1%, HD현대중공업 12.8%)보다 높은 수치다.
상선 시장이 불황이던 지난해에도 특수선 부문만큼은 꾸준히 '흑자'를 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2분기 상선 부문에서 마이너스(-) 2.1% 적자를 기록할 당시에도 특수선은 22.3%의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HD현대중공업 역시 지난해 1분기 상선 이익률이 2.7%에 불과했지만, 특수선은 14.9%를 기록했다.
조선업은 선박 제작이 완료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산업 특성상 과거 수주가 현재 실적에 반영된다. 상선은 2020년대 초반 저마진 수주 물량의 영향으로 한동안 수익성이 악화됐었다. 반면 특수선은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상선은 경기 영향에 민감하지만 특수선은 정부 발주와 장기계약 구조 덕분에 실적이 안정적"이라며 "수익성과 예측 가능성이 높은 구조"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조선 빅2 기업들이 높은 수익을 내는 특수선에만 목을 매지 않고 상선 및 군수지원함 정비 사업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이는 현재 특수선 시장이 방위사업청 등 정부 발주에 의존하고 있어 성장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안정성은 확보되지만 계약구조상 이익률 상한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양사는 글로벌 수요가 존재하는 미국 전투함 MRO 및 특수선 신조(新造) 시장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 해군 MRO 수주 프로젝트는 청소, 녹 제거 등 선체 보수 작업과 일부 부품 교체 위주로 부가가치가 높지 않아 마진이 작다"며 "이런 프로젝트로 신뢰를 쌓으면서 점차 선제 개보수 프로젝트 수주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무기체계를 포함하는 사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양사는 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신뢰 확보를 위한 '단계적 진입 전략'을 세웠다. 먼저 상선 및 군수지원함 정비 사업을 통해 실적과 신뢰를 쌓고 이후 고수익 특수선 정비 및 신조 사업으로 확장하는 구조다. 이 같은 전략에 따라 두 회사는 최근 미국 내 조선·정비 인프라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를 인수한데 이어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함', 7함대 소속 급유함 '유콘'의 정기 정비 사업을 수주하며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국 해군 정비 시장에 진입했다. 군수지원함은 수익성이 높지는 않지만, 특수선 MRO로 가기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한다.
HD현대중공업도 지난해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 협약(MSRA)을 체결하고 도크를 확보했다. 그간 작업 공간 부족으로 진출을 미뤘으나, 전략을 선회해 올해 3월에는 미국 7함대 소속 군수지원함 MRO 입찰에 처음으로 참여했다.
한편 미국 내 조선 관련 투자의 경우 위험 요인이 크고 투자비를 회수하는 기간이 상당히 길어질 수 있어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권 변동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아 정치적 이슈와 관련 없이 사업성이 확실한 항목을 구체화해 미국과 협상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군수선박 정비 시장은 진입은 어렵지만 일단 들어가면 수익성이 크다"며 "두 회사 모두 상선과 군수지원함부터 차근차근 실적을 쌓아 특수선 MRO로 도약하는 전략을 밟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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