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속적인 손실을 내는 GTF(Geared Turbo Fan) 엔진의 흑자전환 시점을 2030년으로 전망했다. 신규엔진의 판매가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알짜 사업인 MRO(수리·정비) 구간이 아직 찾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5년부터 시작된 엔진부품 사업의 흑자는 15년 뒤에 찾아올 예정으로 보인다.
고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IR 관계자는 3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컨퍼런스콜에서 "GTF 신규 엔진이 올해 판매가 최상단에 도달했고 이에 따라 손실 폭이 전년 대비해서 커질 것으로 본다"며 "연간으로는 800억원에서 900억원 정도의 손실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5년 엔진 부품 사업에서 미국 프랫앤휘트니(P&W)와 GTF 엔진 RSP(Risk and Revenue Sharing Program) 계약을 맺었다. RSP는 원제작사의 매출 등 수익 뿐 아니라 리스크까지 참여 지분만큼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항공 엔진 시장의 경우 70% 이상의 계약이 RSP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RSP에 참여했다.
매출이 늘어나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손실 폭이 계속 커지고 있다. 이는 사업 주체들이 점유율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다. 민항기 엔진 시장은 수요처가 보잉, 에어버스 등 항공기 제조사들로 한정돼 있어 점유율을 확대하는 게 중요하다. 제조원가 이하로 엔진 판매가격이 형성되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RSP 사업은 2023년 623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와 올해는 800억원대 수준의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023년 GTF 엔진의 결함 가능성으로 대규모 리콜 사태가 벌어지자 해당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3분기에만 1561억원의 손실충당금을 반영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처럼 손실을 내는 데도 RSP 사업을 진행하는 이유는 MRO의 수익성을 기대한 것이란 분석이다. RSP의 경우 진입 장벽도 높고 투자 비용이 큰 편이나 후속 사업인 MRO 등이 시작되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되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적인 엔진 부품 제조사로 도약하기 위해선 RSP가 중요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항공 MRO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세계 3대 항공엔진 제조사인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프랫앤휘트니, 영국 롤스로이스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아 한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 엔진을 제조하고 MRO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신규엔진이 올해와 내년 많이 팔리면 본격적인 MRO 구간에 돌입할 수 있다"며 "2030년 정도에 흑자로 전환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