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보령이 5년 만에 공모 회사채(공모채) 시장을 찾는다. 조달한 자금은 최근 집중하고 있는 우주 사업 등 신사업 투자에 쓰일 전망이다. 보령은 지난해부터 보유 자산을 매각하고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투자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내달 1000억원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만기는 2년물과 3년물로 나눴고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 가능하다.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에 ±30bp(1bp=0.01% 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수요 예측일은 다음달 17일~18일 중 하루로 검토 중이며, 발행일은 25일이다.
주관사는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등이다. 신한투자증권을 제외하고 직전 발행 당시 주관 레코드는 끊어졌다.
보령이 공모채 시장을 찾는 것은 5년 만이다. 지난 2020년 공모채 시장에 처음 데뷔해 78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5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350억원의 매수주문을 확보해 증액 발행했다. 당시 마련한 자금은 상품매입 대금으로 사용됐다.
이번 회사채 발행은 선제적 자금 확보를 위해 재무 전략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균 보령 대표는 지난 2022년 65년간 유지했던 '보령제약' 사명에서 '제약'을 떼며, 제약 산업에 국한되지 않은 사업을 확장을 선언했다. 우주사업은 그 중 중요한 축을 차지하며, 보령은 기존 제약사업과 함께 우주사업을 투트랙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보령파트너스는 보령바이오파마를 3200억원에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와 산업은행 PE실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여기서 얻게 된 대금을 바탕으로 작년 11월 유상증자를 통해 보령은 175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그러면서 제약사업 및 우주 등 신사업에 골고루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보령의 지주사인 보령홀딩스는 지난해 서울 종로구의 보령빌딩을 1315억원에 한국토지신탁에 매각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보령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보유 현금성자산은 1872억원에 달한다. 전년(165억원) 대비 1035%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주목할 부분은 외부 조달 능력 뿐만 아니라 자체 영업을 통한 수익 창출로 자금을 확보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보령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항암제 사업 등이 실적 성장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령은 안정적인 매출을 바탕으로 우주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기존 사업과 신사업을 결합하면 빠르게 시장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기존 '제약'이라는 기업의 사업 정체성을 잃으면 기존 수익 기반은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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