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위아가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기 위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회사의 모태가 된 공작기계 부문을 매각하는 결단을 내린 뒤, 열관리와 로봇주차 등 전도유망한 분야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 다지기에 열중하고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 부품 제조사에서 탈피해 미래 모빌리티 환경을 바꿀 체인저로 변신 중인 현대위아를 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현대위아가 미래 먹거리 발굴에 몰두하는 한편으로 자동차 부품사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주력 제품군인 등속조인트와 샤시모듈을 담당하는 자회사 2곳(테크젠‧모비언트)을 설립해 수직계열화(생산→ 가공→ 조립) 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현대위아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 효율성 극대화와 더불어 매년 임대료 명목으로 40억원의 쏠쏠한 부가수익까지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위아는 지난달 24일 이사회를 열고 테크젠(TECZEN)에 583억원 규모의 기계장치와 공구기구 등 생산설비를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테크젠은 지난해 10월 100% 모기업인 현대위아로부터 80억원 규모의 설비를 이관해 온 만큼 생산전문 계열사로서의 역량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테크젠은 지난해 2월 현대위아가 새롭게 설립한 제조사로 등속조인트 조립과 카파(Kappa) 엔진 생산을 담당한다. 경상남도 창원공장에서 등속조인트 조립을 맡으며, 경기도 평택공장과 충청남도 서산공장에서 카파엔진(소형 가솔린 엔진)을 제조한다. 총 1500여명이 재직 중인 테크젠의 수장은 현대위아 엔진생산실장을 지낸 이정훈 대표가 맡고 있다.
이 중 등속조인트(자동차의 엔진변속기에서 나온 구동력을 바퀴까지 전달하는 핵심부품)는 현대위아가 자동차 부품을 본업으로 삼는 회사임을 보여주는 상징과도 같다. 현대위아의 연간 등속조인트 생산량은 660만대로 이는 글로벌 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국내에서는 등속조인트 시장의 60%를 현대위아가 차지하고 있다.

현대위아가 테크젠을 설립하기로 한 것은 분업화를 통한 생산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그간 창원공장에서 등속조인트의 생산부터 조립까지 전 과정을 도맡았다. 하지만 마지막 공정인 조립을 전담하는 자회사를 설립하면서 생산→ 가공→ 조립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게 됐다.
현대위아는 테크젠이 등속조인트 공정의 한 축을 담당하는 만큼 현금과 현물을 동원해 조기 안착을 도왔다. 법인설립에 맞춰 2023년 12월에 100억원을 현금출자해 최초 발행주식 200만주를 취득했다. 이어서 이듬해 1월에 테크젠이 실행한 112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참여해 2246만6809주를 추가로 획득했다.
현대위아는 등속조인트 외에도 노면 충격을 흡수하는 샤시모듈에서도 분업화를 꾀했다. 테크젠과 동일한 시기에 샤시모듈을 담당하는 자회사 모비언트(MOVIENT)를 세웠다. 경기도 안산시와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공장에는 80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현대위아 산동법인장을 지낸 공경용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테크젠과 마찬가지로 현대위아는 모비언트가 안착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 총 416억원의 출자를 단행했다. 2023년 12월 자본금 명목으로 100억원을 현금출자해 모비언트 200만주를 사들였다. 뒤이어 지난해 1월에는 기계장치 등 316억원에 달하는 현물을 지급하고 632만626주의 신주를 추가로 매집했다. 이와 별개로 모비언트는 지난해 10월 현대위아로부터 50억원 규모의 생산설비를 양수했다.
현대위아는 테크젠과 모비언트를 통해 해마다 40억원의 임대 수입까지 챙길 수 있게 됐다. 현대위아는 테크젠에 경남 창원공장 부지와 건물 등을 임차해 주는 대가로 연간 30억원의 임대료를 받는다. 광주공장 부지와 건물을 임차한 모비언트로부터는 연간 10억원의 임대료가 들어온다. 두 계약건 모두 오는 6월 임차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재계약이 이뤄질 예정이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테크젠과 모비언트는 지난해 초 출범과 동시에 전 라인을 운용하며 가동율 100%를 보이고 있다"며 "신설 자회사를 통해 글로벌 자동차 부품 제조 전문 기업으로서 회사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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