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현대위아가 2011년 코스피 입성 후 처음으로 자사주를 활용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설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위아는 지난해 자사주 매입과 더불어 소각까지 검토했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밸류업의 일환에서 자사주 활용 카드를 잇따라 꺼내 들고 있어 현대위아의 동참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위아는 올해 주주환원책 중 하나로 자사주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25%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해 나가는 것과 더불어 자사주 추가 매집, 기보유 중인 자사주 소각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위아는 지난달 공표된 '2024년 실적 발표'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공식화했다.
통상적으로 기업이 자기주식을 사들이면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의 수가 감소해 주가 상승 호재로 여겨진다. 매입에 이어 소각까지 단행하면 주가부양에 보다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여겨진다. 단순히 유통주식수가 줄어드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발행주식 물량 자체가 축소되는 만큼 주당 가치라 오를 여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현대위아는 10년여간 60만주에 달하는 자사주를 묵혀 두고 있다. 현대위아는 지난 2014년 11월 그룹 계열사인 현대위스코과 현대메티아 흡수합병을 계기로 첫 자사주를 취득했다. 당시 흡수합병 과정에서 발행된 신주 146만4964주 중에서 63만3294주를 자사주로 사들였다. 현대위아는 금속 소재와 기초 가공 분야의 역량 강화를 위해 단조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위스코와 주조 부품을 담당하는 현대메티아를 품었다. 이어서 2016년 연말에 추가로 60주를 장내 취득하면서 현대위아의 자사주 보유량은 63만3354주로 증가했다.

2021년까지 5년간 변동이 없던 현대위아의 자사주 보유량은 2022년에 54만9320주로 감소하게 된다. 당해 11월에 임금협상에 따라 직원들에게 성과급 명목으로 8만4034주를 지급하게 되면서다. 이러한 자사주 처분은 소각과 달리 발행주식수에 변동이 없다는 점에서 주주가치 제고와는 동떨어진 행위로 해석된다. 하지만 현대위아 전체 발행주식(2719만5083주)에서 자사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로 0.3%p(포인트) 줄어드는 효과를 낳았다.
이후 이렇다 할 자사주 정책을 내놓지 않은 현대위아는 지난해 자사주 매입·소각 의지를 비추면서 이목을 모았다. 지난해 1월 '2023년 실적 발표'를 통해 경영성과에 따라 자사주를 추가로 사들이거나 기보유 자사주를 태워 없애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이 같은 계획이 실행으로 옮겨지지는 않았다. 지난해 역대 최대인 8조5903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음에도 자사주 매입·소각은 없었다.
시장에서는 올해 현대위아의 자사주 정책 기조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를 필두로 한 현대차그룹에서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한 밸류업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그룹의 맏형격인 현대차는 올해 1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이중 7000억원은 소각할 계획이다. 기아는 올해 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해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자사주 소각에 다소 미온적이던 현대모비스도 올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전년 대비 2배 이상 확대하기로 방침을 굳혔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회사의 경영실적 안정화 후 중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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