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기아와 함께 현대차그룹의 3대 축을 맡고 있는 현대모비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형님'격인 현대차와 기아를 훌쩍 상회하는 30%대 영업이익 증가율을 실현하며 '막내'의 저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 현대차‧기아 의존도 줄이기의 열쇠가 될 비계열사 수주는 저조한 성과에 그쳤고, 그룹의 밸류업 지표인 TSR(총주주수익률)은 뒷걸음치고 있다. 또 주력 사업인 모듈 및 핵심부품은 2년 연속 적자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현대모비스 성장 이면에 가리워진 당면 과제들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현대모비스가 현대차그룹의 밸류업 지표가 된 TSR(총주주수익률) 회복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순이익 증가분에 걸맞지 않은 소극적인 자사주 정책으로 인해 2년 만에 TSR이 20%p(포인트) 이상 하락한 상태다. 주주전환에 본격적으로 나선 초창기(2019년~2021년) 30%를 훌쩍 넘은 TSR은 2023년 부터 10%대로 내려앉았다. 올해에는 자사주 매입 등 공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쳐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환원율을 내놓겠다는 다짐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지난해 TSR은 17.4%로 전년 대비 1.2%포인트(p) 상승했다. TSR이 보합세에 가까운 상승폭을 보이면서 2년 연속 20%를 밑돌게 됐다.
총주주수익률을 뜻하는 TSR(Total Shareholder Return)은 지난해부터 현대차그룹이 도입한 밸류업 지표다. 지난해 8월 개최된 현대차의 'CEO인베스터데이'에서 첫 등장한 개념으로 알려진다. TSR은 주주가치 제고의 척도가 되는 배당규모와 자사주 매입‧소각분을 순이익과 연결지어 본다는 게 특징이다.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 대비 얼마나 많은 환원을 했는지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객관성을 지녔다고 평가된다.
현대모비스도 맏형인 현대차의 뒤를 따라 석달 뒤 열린 'CEO인베스터데이'를 통해 TSR을 밸류업 지표로 전면에 내세웠다. 기업마다 차이는 있지만 현대모비스는 TSR을 당해 현금배당금 총액에 자사주 매입분을 더한 뒤, 이를 순이익으로 나눠 산출한다. 이를 통해 나온 값을 백분율로 환산해 최종적으로 TSR을 구한다. 계산 과정에 자사주 소각분이 제외돼 있는 것은 자사주 매입이 소각을 전제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산식을 적용하면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7.4%의 TSR을 기록했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17.4%라는 숫자는 과거 현대모비스의 TSR과 비교해 보면 크게 떨어지는 수치라는 점이다. 현대모비스는 과거 3년(2019년~2021년) 동안 30%를 능가하는 TSR을 보였다.
해당 기간은 현대모비스가 자사주 매입에 시동을 걸며 주주환원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때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에 30.4%의 TSR을 기록한 뒤 2020년 39.6%, 2021년 33.6%를 달성했다. 주주환원 정책 1단계(Phase1)가 끝나고 2022년을 기점으로 2단계(Phase2)에 들어서 부터 TSR은 급격히 저하됐다. 2022년에 27.3%로 뒷걸음 친 데 이어 2023년에는 16.2%로 후퇴했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순이익 2조원 시대를 열었지만 되레 자사주 매입 규모는 축소된 영향이다.
현대모비스는 향후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 TSR을 30%대 수준으로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실시한 1630억원의 2배에 달하는 자사주 매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사들이는 등 주주환원책을 실시해 내년에는 30%대 TSR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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