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바디프랜드 매각 작업이 삐걱대고 있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하는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지분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트렉레코드 등이 부족해 자금조달이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바디프랜드 창업주이자 2대 주주인 강웅철 이사와의 친분이 현 상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사이몬제이앤컴퍼니(이하 사이몬)가 바디프랜드 경영권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을 진행 중이다. 매각 대상은 1대 주주인 스톤브릿지가 보유한 바디프랜드 지분 46.30%와 2대 주주 강 이사 지분 38.77%다.
사이몬은 1‧2대 지분을 모두 사들이는 방식으로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연기금, 공제회, 은행 등 기관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다만 자금 모집 작업에는 속도가 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5월 설립한 신생 PEF인 만큼 투자 관련 트렉레코드가 없어 LP들로부터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PEF 설립 1개월 만에 수장이 장석환 전 대표에서 강창문 대표로 바뀐 점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디프랜드 2대 주주 강 이사와의 친분이 평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경영권 분쟁으로 시끄러운 와중에 강 이사가 경영권을 회복하기 위해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하우스를 동원하고 있고 이런 배경이 자금 조달을 방해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해석이 나온 배경에는 최근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는 경영권 분쟁이 있다. 강 이사는 지난 2007년 장모인 조경희 전 회장과 바디프랜드를 공동 창업한 인물이다. 이후 회사를 진두지휘하다가 2015년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에 경영권을 넘기고 2대 주주로 내려왔다.
VIG파트너스는 2022년 스톤브릿지캐피탈과 한앤브라더스가 만든 특수목적법인(SPC) 비에프하트투자목적회사에 지분을 넘겼다. 스톤브릿지캐피탈과 한앤브라더스는 공동으로 회사를 인수했지만 경영권은 사실상 한앤브라더스가 행사했다.
인수자금 대부분을 한앤브라더스가 끌어왔기 때문이다. 한앤브라더스는 매각대금 4200억원 중 펀드를 통해 1280억원을 마련하고 23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주도했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은 기존 운용 중이던 블라인드펀드 '스톤브릿지미드캡제1호'를 활용해 600억원을 투자하는 데 그쳤다.
주도권을 뺏긴 스톤브릿지는 한앤브라더스와 갈등을 겪어오다 인수 6개월이 지난 2023년 초 한앤브라더스 측 인사를 배임‧횡령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 과정에서 인수자금을 댄 LP들은 한앤브라더스의 GP 자격을 박탈했다. 강 이사 역시 스톤브릿지 편에 섰다.
한앤브라더스는 반격에 들어갔다. 지난해 강 이사에 대해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강 이사 측도 한앤브라더스 실소유주 한주희 씨 등을 배임‧횡령 혐의로 맞고소했다. 이들은 구속 위기에까지 몰렸으나 지난 5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기각 판단을 받고 구속을 면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해서 이어 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생 PEF 사이몬이 등장하자 시장에선 의구심이 생겼다. 사이몬은 평소 강 이사와 친분이 있는 사모펀드로 알려졌는데 트렉레코드도 없는 하우스가 1조원 규모로 평가하는 1‧2대 주주 지분을 매수하겠다고 나서자 그 뒷배에 강 이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업계는 LP들의 자금 지원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법적 공방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LP들이 사이몬에 돈을 쥐어준다면 사실상 강 이사의 손을 들어주게 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바디프랜드 일부 LP는 강 이사가 신생 PEF에 접촉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블라인드펀드도 없고 인수금융도 어려워 보이는 만큼 딜 성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어떻게든 소송을 마무리 해야 매각 작업이 진척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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