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정부가 주도하는 2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의 주인공은 SK온으로 밝혀졌다. 국내 소재 사용·국내 생산을 골자로 하는 'K-LFP' 전략이 제대로 먹혀 들며 전체 배터리 공급 물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2일 ESS 중앙계약시장 2차 입찰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입찰에서는 전남 6곳, 제주 1곳 등 총 7개 사업지가 선정됐다. 이번 2차 시장은 2027년까지 육지(525MW)와 제주(40MW)에 총 565MW 규모의 ESS를 구축하는 것이 골자로 총 사업비만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업체 간 경쟁은 치열했다. SK온이 총 565MW 가운데 284MW(50.3%)를 확보했다. 반면 1차 입찰에서 76%를 수주했던 삼성SDI는 35.7%, 24%를 따낸 LG에너지솔루션은 14.0%로 점유율이 낮아졌다.
SK온에게는 이번 입찰 결과의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해 1차 입찰에서 한 곳의 수주도 따내지 못하며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차 케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 SK온 입장에서는 정부가 보증하는 15년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번 결과가 단순히 이변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이미 시장에서는 SK온의 국산화·안전성 중심 전략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앞서 전력거래소는 2차 입찰에서 가격과 비가격 비중을 기존 60대40에서 50대50으로 변경했다. 구체적으로 ▲계통연계 ▲산업·경제 기여도 ▲화재 및 설비 안전성 등 요소가 상향됐다.
실제 SK온은 비가격 항목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였다. 핵심은 ESS의 전방위적 국산화였다. SK온은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양극재·전해액·분리막 등 주요 소재를 국내 업체에서 조달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침 이번 입찰을 위해 회사는 '배수의 진'까지 친 상황이었다. 국내 생산을 위해 서산공장 내 2개 라인을 ESS용 LFP 배터리 생산에 투입하고 3GWh 규모의 생산체제를 갖추기로 해서다. 올해 1분기 설비 발주, 하반기 생산라인 구축, 내년 초 본격 생산이 이뤄질 전망이다.
나아가 이번 입찰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이후 진행된 만큼 화재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았다. SK온은 ESS 제품에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 진단 시스템을 탑재해 화재 위험을 30분 전에 감지할 수 있는 선제적 대응력을 확보했다. 이상 징후가 감지된 모듈만 분리·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해 유지보수 편의성 높였다.
LFP 배터리는 화재 안정성에서도 탁월하다. 올리빈 구조의 LFP 양극활물질은 인과 산소의 강한 결합으로 구조적·열적 안전성이 높다. 열폭주 개시 온도가 높고 열전이 속도는 느려 화재 위험이 현저히 낮다.
결과적으로 SK온의 ESS 사업에는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 회사는 2024년 조직개편을 통해 ESS사업부를 대표이사 직속으로 편재시킨데 이어 올해 'ESS 운영실'과 'ESS 세일즈실'을 추가로 신설했다. 또한 북미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LFP 배터리를 양산하며 본격적인 고객사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시장 관계자는 "이번 2차 입찰 결과는 ESS 시장에 품질과 안정성이라는 새로운 기준이 정립됐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향후 국내 시장에선 SK온만의 강점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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