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안마의자 브랜드 '코지마'를 운영하고 있는 복정제형이 올해 실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 회사는 최근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열풍이 불고 있는 소형 안마기 라인업을 빠르게 구축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미 동일한 콘셉트의 제품이 시장에 포진해 있는 탓에 복정제형이 차별화를 가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소형 안마기 열풍과 반대로 정통 안마의자 브랜드들은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과 이른바 '집콕족' 증가로 늘어난 수요가 엔데믹 전환 후 빠르게 식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장기화로 내수 침체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값비싼 대형 안마의자에 쉽사리 지갑을 열지 않는 실정이다.
복정제형이 대표적이다. 코로나 기간 정점을 찍었던 복정제형의 실적은 엔데믹 전환을 기점으로 뒷걸음질 치고 있다. 지난 2021년 1555억원이던 이 회사의 매출은 이듬해 1150억원으로 26.0% 감소하더니 지난해에는 79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2021년 202억원 ▲2022년 18억원 ▲2023년 마이너스(-) 54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가 영업손실을 기록한 건 2016년 이후 처음이다.
복정제형은 최근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소형 안마기 등 가성비 라인업을 구축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실제 올해 들어 이 회사는 스트레칭 매트 '코지스트레칭', 무선 공기압 종아리 마사지기 '코지스키니' 등을 연이어 내놨다. 기존의 발 마사지기, 등·허리 마사지기 등을 포함하면 이 회사의 소형 안마기는 50여 종에 달한다.
주력 제품인 안마의자 역시 상대적으로 가격을 낮춘 '실속형 안마의자' 등을 출시하고 있다. 여기에 안마의자 렌탈, 팝업스토어 확대 등으로 판매 채널 다각화에도 나서고 있다. 복정제형은 향후에도 저가 제품 시장 공략과 함께 온·오프라인 투 트랙으로 판로를 넓혀 소비자 접근성을 높일 계획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복정제형이 단기간 실적을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안마기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바디프랜드, 세라젬 등 다수 브랜드들이 복정제형과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역시 가성비 안마기 및 판매 채널 다각화 등으로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어 차별화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소형 안마기 시장에서 빠르게 인지도를 키우고 있는 스파알, 풀리오 등의 브랜드와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안마의자 호황기에 기존 바디프랜드, 코지마 등 브랜드와 함께 LG전자, SK매직 등 대기업들까지 안마기 시장에 진출하면서 시장이 포화 상태다"며 "안마의자 수요가 꺾이면서 이들 역시 소형 안마기 등을 출시하며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로 시장의 트렌드를 바꾸는 게 아니라면 동일한 제품이 너무 많아 차별화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 침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점도 복정제형 입장에서 골칫거리다. 내수 위주의 사업 구조 특성상 근본적으로 국내 소비가 회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표적인 내수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는 올해 2분기, 전년 동기와 비교해 2.9% 감소했다. 이는 2022년 2분기 이후 9개 분기 연속 감소하는 상황이다. 최근 들어서는 티몬·위메프의 미정산 사태, 미국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국내 소비 심리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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