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희 기자] 무신사가 최근 자회사들을 잇달아 청산하고 있다. 저수익 법인에 대한 구조조정을 통해 내실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특히 시장에서는 무신사가 성공적인 IPO(기업공개)로 가기 위한 사전작업 단계로 관측 중이다.
현재 무신사는 저수익 자회사들을 정리하는 사업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패션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MCN기업인 오리지널랩은 설립된 지 채 4년도 되지 않아 지난 9월 폐업했다. 무신사랩도 최근 청산을 완료했다. 그 외 한정판 플랫폼 솔드아웃을 운영하는 에스엘디티의 경우 누적된 영업적자로 올해 3월 전체 인원의 30% 규모를 감축하기도 했다.
무신사가 자회사 구조조정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 악화 때문이다. 실제 에스엘디티는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총 466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오리지널랩도 같은 기간 15억원, 무신사랩은 7억2500만원의 누적 영업적자를 각각 냈다.
자회사들이 일제히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로는 경쟁력 부재가 꼽힌다. 인터넷 방송인이나 인플루언서를 지원·관리했던 오리지널랩은 기존 국내 MCN 산업의 'BIG3'인 다이아TV, 트레져헌터, 샌드박스네트워크와의 경쟁에서 뚜렷한 차별화를 이뤄내지 못했다. 나아가 MCN 산업은 광고 중개서비스로 돈을 버는 구조인데 해당 채널과 콘텐츠를 만든 유튜버에게 광고 수익의 일부를 배분하다보니 취할 수 있는 수익도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무신사랩 역시 비건과 친환경 패션 등 지속가능한 생활용품 플랫폼을 기반으로 론칭했으나 최근 불경기로 가성비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며 경쟁력을 잃었다. 리셀 플랫폼인 에스엘디티는 작년 엔데믹 전환 이후 명품과 한정판 등의 소비가 감소하고 고물가 여파까지 겹치면서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자회사들의 실적 악화는 무신사의 연결 실적에 그대로 전이됐다. 무신사는 2021년까지만 해도 58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작년 86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무신사의 실험적인 신사업들이 본사업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들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무신사의 저수익사업 정리를 IPO 추진을 위한 포석으로도 보고 있다. 이 회사가 과거 시리즈A·B를 체결할 때 투자자들과 약속한 IPO 시점이 점차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2019년 시리즈A로 글로벌VC인 세쿼이아캐피탈과 938억원 규모의 투자 계약을 맺으며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했다. 당시 무신사의 기업가치는 2조2000억원이었다. 2021년에는 2조5000억원으로 기업가치를 통해 세쿼이아캐피탈과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각각 100억원, 1200억원을 투자받았다.
실제 무신사는 시리즈A·B를 체결할 때 2024년까지 IPO에 성공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연이자 8%를 적용한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계약을 맺었다. 다음 달은 무신사가 IPO를 약속한 마지막 달이다.
다만 무신사는 당장 IPO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IPO가 의무가 아닌 약속이라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무신사의 기업가치가 3조5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투자자들도 풋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무신사가 꾸준한 성장을 이어오고 있는 만큼 상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풋옵션을 행사하는 것보다 상장 이후에 행사하는 것이 더 큰 기대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기업의 내실을 다져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무신사 관계자는 "여러 자회사 적자를 보고 있는 것은 맞지만 현재 추가적으로 청산을 계획 중인 곳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IPO와 관련해서도 특별한 계획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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