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효성중공업이 진입 장벽이 높은 유럽 전력 시장에서 잇따라 수주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엔 2912억원 규모의 수주에 성공하면서 올해 연간으로 1조원이 넘는 수주액을 기록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1일 세계 최대 해상 풍력 업체인 덴마크 오스테드와 2912억원 규모의 초고압 전력 기기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공시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효성중공업은 오는 2027년까지 영국 '혼시(Hornsea) 4' 해상 풍력 프로젝트에 400킬로볼트(kV)짜리 초고압 변압기와 전력 품질 향상 장치인 리액터 등을 공급한 후 2029년 6월 1일까지 설치와 시운전을 수행할 예정이다. 혼시 4 프로젝트는 영국 북해 요크셔 해안 인근에 2.4기가와트(GW) 규모의 해상 풍력 발전 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수주까지 올 들어 유럽에서만 1조원이 넘는 물량을 따냈다. 연초 영국 내셔널그리드의 대규모 위상 조정 변압기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지난 7월에는 노르웨이 국영 전력 기업과 3035억원 규모 초고압 변압기 공급 사업을 계약했고, 이밖에 아이슬란드와 스웨덴 등에서 차단기 공급 사업을 연달아 수주했다.
유럽 전력 시장은 요구하는 기술 수준이 높고, 경쟁력이 높은 전력 기기 업체들이 포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2010년 유럽에 진출한 이후 기술력과 고객 맞춤형 전략을 토대로 품질 신뢰를 확보하면서 잇따라 수주 성과를 올리고 있다. 특히 대용량 초고압 변압기 경쟁력을 인정받아 영국과 스코틀랜드, 노르웨이 송전 전력 업체 400kV 변압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유럽 전력 시장은 신재생 에너지 확대 뿐만 아니라 인공 지능(AI)과 데이터 센터 산업에 의한 전력 수요 증가 등으로 송전망 투자가 늘어나며 연 평균 8.6%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2030년에는 570억달러(약 78조3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효성중공업은 이에 발 맞춰 유럽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대한 맞춤 대응 전략을 통해 입지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네덜란드에 설립한 연구 개발(R&D) 센터가 친환경 차단기 개발에 성공한 등 R&D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어, 유럽 전력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유럽에서의 전력 기기 수주 성과는 'VOC(고객의 소리) 경영'의 성과"라며 "향후 유럽은 물론 전 세계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해 글로벌 전력 시장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효성중공업은 유럽 외에도 북미와 아시아, 오세아니아, 중동 등에서도 초고압 전력 기기 수주를 이어 가고 있다. 아울러 세계적으로 폭증하는 전력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창원 및 미국 멤피스 소재 공장을 증설, 생산 능력을 기존 대비 40% 이상 증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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