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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힘 쏟는 인도사업 결실 볼까
구예림 기자
2024.09.18 09:00:21
설립 이래 누적 800억 출자…새 법인장·현지화 전략 통해 턴어라운드 기대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6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리온 인도 공장. (제공=오리온)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오리온이 인도시장 공략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유의미한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누적된 투자는 오리온의 재무적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 가운데 올해 식품 연구개발(R&D)에 정통한 새로운 인도법인장을 전격 발탁하면서 향후 반등의 계기를 만들어낼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2018년 11월 인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자본금 48억원을 들여 새로운 법인을 세웠다. 인구 대국이자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인도시장에 거는 기대가 컸기 때문에 이후에도 아낌없는 투자에 나섰다. 2021년 현지 위탁 생산사 '만 벤처스'와 손잡고 300억원의 자금을 들여 인도 라자스탄주에 1만7000㎡(5100평) 규모의 생산공장을 완공하고 설비를 구축한 것이 대표적이다. 


오리온은 생산공장을 바탕으로 인도 현지를 공략한 신제품 출시에 매진했다. 2021년 현지 입맛을 사로잡을 초코파이 딸기맛 출시에 이어 이듬해 4월 인도가 전 세계 망고 생산량과 소비량 1위인 점을 감안해 친숙한 맛인 초코파이 망고맛을 선보였다. 작년에도 초코파이 오렌지맛을 선보였고 올해는 초코파이 코코넛을 출시하는 등 차별화된 제품으로 현지시장을 두드려왔다.


다만 지속된 투자에도 아직까지 인도법인의 성과는 미진하다. 실제 오리온은 인도법인(Orion Nutritionals Private Ltd.)을 설립한 후 7년 동안 단 한번도 순이익을 낸 적이 없다. 오히려 2018년부터 작년까지 ▲2억5000만원 ▲8억3000만원 ▲19억2000만원 ▲44억원 ▲116억원 ▲155억원 순으로 매년 순손실 폭은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7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설립 이후 지금까지 누적된 순손실만 42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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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이 인도에서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이유는 후발주자로 온전히 시장에 연착륙하지 못한데다 생산설비 증설 등으로 비용부담까지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오리온이 2018년 인도에 진출했을 당시 경쟁사인 롯데웰푸드의 초코파이 점유율은 이미 막강했다. 2004년 일찌감치 인도시장에 진출한 롯데웰푸드는 현재 70~80% 안팎의 현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오리온이 현지 생산체제를 갖추기 위해 설비를 증설하고 채널을 확대하면서 비용이 늘어난 부분도 수익을 갉아먹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작용했다. 오리온은 올해 2월에도 현지 초코파이 생산라인을 증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법인 적자가 지속되면서 오리온의 출자 부담 역시 커지고 있다. 오리온은 주주배정방식으로 인도법인 유상증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8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현금 출자한 금액은 총 807억원 수준이다. 그 가운데 올해만 149억원을 출자했다. 


시장에서는 인도법인에 대한 오리온의 출자 부담이 커지면서 실질적인 수익개선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오리온이 인도시장에 진출한 지 7년 차가 됐는데 여전히 사업이 지지부진하다는 건 앞으로 더욱 강력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뜻"이라며 "현지 특성을 긴밀히 파악해 실질적인 개선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오리온도 올해 4월 인도 수장을 전격 교체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변화 모색에 나섰다. 새로운 법인장에 발탁된 김민우 인도법인장은 앞서 오리온 비스킷 팀장을 역임했던 인물로 내부에서는 식품 연구개발(R&D)에 정통한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그가 가진 R&D 역량이 현지 경쟁력 강화의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오리온은 올 하반기부터 인도 북동부지역을 중심으로 영업력을 집중한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구체적으로 작년에 추가 구축한 파이 생산라인을 바탕으로 제품을 다양화하고 카스타드와 화이트 초코파이를 중심으로 판매를 늘려나간다는 목표다. 


오리온 관계자는 "인도는 성장 잠재력이 큰 국가인 만큼 30년간 축적한 오리온만의 현지화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해 나갈 방침이다"며 "2021년 현지 진출 이래 지속적으로 판매 물량이 늘어나면서 근시일 내 손익도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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