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Sh수협은행이 본격적으로 행장 선출을 위한 후보 공개모집에 돌입하면서 강신숙 행장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강 행장은 임기 중 역대 최고 실적을 내며 '고졸 신화 영업통'의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목표했던 인수합병(M&A)을 통한 지주사 전환 과제는 달성하지 못한 채 임기를 마무리하게 됐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내달 5일까지 차기 행장 선출을 위한 서류접수를 받는다. 최종 면접 대상자는 내달 12일 결정될 예정이다. 최종 선임 절차에 돌입하면 오는 11월17일 임기가 만료되는 강 행장의 연임 여부도 결정될 전망이다.
실적만 두고 볼 때 강 행장의 연임 가능성은 크다. 지난해 세전 3035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순이자마진(NIM)이 전년 대비 0.12%포인트(p) 오른 1.57%를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하지만 외형 성장과 달리 수협은행의 중요 과제로 꼽혔던 지주사 전환을 위한 M&A와 관련해서는 진척 없이 빈손으로 임기를 마치게 됐다. 수협은행이 지주사 전환 금융인가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1개 이상의 비은행 자회사를 확보해야 한다.
강 행장은 당초 지난해 중 M&A 절차를 마무리하고 올해 본격 지주사로 전환한다는 목표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분기 M&A 대상 선정 및 재무실사·가치평가 실시 ▲2분기 SPA 체결 및 비은행자회사 인수를 완료 ▲3분기 정부와 지주전환 협의 ▲4분기 금융지주 설립방안을 마련 등의 절차였다. 인수 대상은 은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자산운용사와 캐피탈 등 소형 금융사를 꼽았다. 강 행장은 지난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자회사 인수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며 "자산운용사나 캐피탈사의 인수가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선 수협은행은 M&A 전담 인력을 마련했다. 지난해 초 '미래혁신추진실'을 꾸려 금융사 탐색에 나섰다. 이후 연말께 추진실 산하에 있던 M&A추진단을 떼어내 'M&A 추진실'로 격상시키기도 했다. 이와 함께 M&A를 위한 자금도 확보했다. 지난해 초 수협중앙회로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2000억원의 자본금을 수혈받았다. 여기에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내며 수협은행의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지난해 말 11.46%에서 올해 1분기 11.80%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M&A 시작 단계부터 제동이 걸리면서 계획대로 추진하지 못했다. 증권·캐피탈, 자산운용사들의 건전성 악화로 인해 적절한 인수 대상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섣부른 M&A 결정으로 은행이 금융 리스크를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며 '신중론'이 부상했다. 자회사 인수를 위한 로드맵을 세웠지만, 조건에 맞지 않는 매물을 인수할 수 없었다는 게 수협은행의 설명이다.
여전히 타 은행 대비 열위한 자본적정성도 수협은행의 M&A 신중론에 무게를 실었다. 수협은행의 CET1비율은 금융당국이 규제하는 8%는 상회하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국내 시중은행의 평균 CET1비율이 13.18% 수준임을 고려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금융지주 전환을 위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자본비율 상향이 필요한 상황이다.
M&A 시도가 전무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수협은행은 웰컴캐피탈과 웰컴자산운용 인수를 위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과정이 순탄하게 진행될 경우 당초 목표했던 연내 지주사 전환이 가능한 시점이었다. 그러나 한 차례 고배를 마신 수협은행의 M&A 시도는 내부 논의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금융권에서는 수협은행 내부적으로 체감하는 M&A의 시급성 정도에 따라 강 행장의 평가가 갈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M&A가 급한 문제라면 강 행장이 임기 중 중대한 과제를 놓쳤다는 평가가 나오겠으나, 대내외적 여건과 M&A 시장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충분한 준비가 이뤄진 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중론이 형성됐을 경우 연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 행장이 지휘봉을 잡으며 수협은행 지주사 전환의 기반을 닦은 만큼, 추진력 확보를 위해 향후 2년 추가 임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익성의 발판이 없다면 향후 M&A를 마치더라도 성공적으로 자회사를 안착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 M&A 무산보다는 향후 은행장으로서 과제 수행 능력을 평가한다면, 기존의 동력을 놓치지 않기 위해 행추위가 강 행장의 연임을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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