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다음달 하나캐피탈의 차기 사장 후보를 추천할 보인다. 지난해의 경우 11월 주요 관계회사 최고경영자 경영승계계획을 승인한 뒤 12월 최종 후보를 추천했다.

하나금융 임추위는 박 사장의 경영 능력 평가에서 들쑥날쑥했던 업황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조달비용과 관련이 큰 금리만 해도 박 사장이 취임한 2022년을 기점으로 수준이 크게 바뀌었다.

하나캐피탈 실적만 놓고 보면 박 사장도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하지만 업황을 고려하면 발 빠르고 유연한 대처가 눈에 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박 사장은 영업전략을 그때그때 다르게 가져가며 하나캐피탈의 외형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당장 취임 첫해에는 기존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을 이어받아 기업금융을 늘리는 데 주력했다. 이에 자동차금융 비중은 전년보다 줄고 기업금융 비중은 7%포인트 이상 높이면서 하나캐피탈의 사업 포트폴리오 불균형도 한층 개선됐다.

해가 바뀌고 부동산시장 침체 지속으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 기업금융 리스크(위험부담)가 증가하자 이번에는 자동차금융과 리테일금융(소매금융) 쪽으로 영업의 무게 중심을 옮기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박 사장은 은행의 여신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던 덕분에 업황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에 1993년 입행한 박 사장은 개인여신심사부 부장, 중앙영업본부장, 기업사업본부장 전무, 여신그룹장 부행장 등을 지내 '여신 전문가'로도 불린다.

하나캐피탈의 대출자산은 2022년 이후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영업자산 규모는 2022년 13조7692억원에서 2023년 15조5944억원으로 13.2% 증가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영업자산 규모는 16조1203억원에 이른다.

이와 대조적으로 하나캐피탈의 순이익은 박 사장 취임 이후 굴곡을 겪었다. 박 사장 취임 첫해인 2022년에는 기업금융 비중 확대 전략 등 덕분에 순이익 2983억원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2022년과 2023년에는 고금리 환경,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등으로 잇달아 순이익이 후퇴했다. 올해도 실적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올해 1~3분기 순이익은 12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910억원)보다 36.5% 줄었다.

하나금융 임추위는 지난해에는 실적 뒷걸음에도 박 사장의 위기관리 능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지난해 말 하나캐피탈 다음 사장 후보로 박 사장을 추천하며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신전문금융업계에서 위험관리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내고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2022년 취임하고 지난해 말 1년 임기를 추가로 부여받은 박 사장은 올해 말 재연임에 성공하면 4년째 회사를 이끌게 된다. 전임자인 윤규선 전 사장은 포트폴리오 다각화, 실적 증대 등 성과를 바탕으로 5년 동안 회사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