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과거 중국의 개혁과 개방을 이끈 덩샤오핑의 탄생이 120주년을 맞았다. 그가 남긴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어록은 현재도 다양한 곳에서 성과를 일구기 위해 어떤 이데올로기든 적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는 덩샤오핑의 메시지를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시장 중 하나라고 꼽을 수 있겠다. 투자한 회사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서다. 포트폴리오의 기업공개(IPO)와 바이아웃 등 성공적인 투자금 회수를 위해 컨설팅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들려오는 소식을 들어보면 이들의 지원이 다소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일부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은 회사가 인수한 포트폴리오의 자금을 업무미팅을 빙자한 유흥활동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외를 불문하고 컨설팅 등의 명목으로 인수한 기업들에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이다.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가 진행 중인 회사도 있다.
함께 투자한 운용사들은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운용사들의 도덕적 해이가 정도를 넘어섰지만 사안이 커질 경우 인수한 회사의 기업가치가 하락할 위험이 크다. 엉뚱하게 피해가 번지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이들의 만용을 덮어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PEF와 벤처캐피탈(VC)의 투자재원은 정부 산하기관의 정책자금과 연기금 등의 출자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간혹 국내 기업이 이들에게 자금을 출자하기도 한다. 대부분이 사회 구성원의 세금과 납입금, 재화와 서비스를 사용한 대가로 지불한 수익으로 운용되기에 투명한 운용을 전재로 출자금을 내놓는다.
하지만 출자금을 받아든 운용사들은 어떻게든 수익만 내면 된다는 생각에 제멋대로 투자금을 운용했던 것 같다. 쥐를 잡으라고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 가리지 않고 데려왔더니 생선을 물고 부뚜막에 올라간 꼴이다.
이제 자본시장에 필요한 고양이는 능숙하게 쥐를 잡는 '착한 고양이'다. 덩샤오핑 역시 인민의 삶이 풍족하길 바라는 마음에 어록을 남겼다. 결과적으로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대국으로 성장한 것은 강제적으로나마 착한 고양이가 쥐를 잡도록 풀어둔 덕분일 듯하다.
국내 자본시장은 최근의 사건을 타산지석(他山之石) 삼아 자발적으로 착한 고양이가 되길 바라본다. 하나 둘 모범적인 사례를 만들어간다면 보다 매력적이고 활기찬 시장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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