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삼성자산운용이 ETF(상장지수펀드) 개인투자자 대상으로 소통 창구를 넓히고 있다. ETF는 비교 지수의 성과 추적이 목표인 인덱스 펀드로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소비자의 주식계좌를 통해 거래할 수 있는 펀드 상품을 말한다.
개인투자자는 국내 ETF 시장 성장을 뒷받침하는 주요 원동력으로 꼽힌다. 시장점유율 경쟁 부담이 큰 삼성자산운용이 개인투자자를 잡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1일 기존에 펀드 정보를 제공하던 서비스 '펀드솔루션'을 'FunETF'라는 이름으로 리뉴얼해 내놓았다. 투자자가 FunETF 모바일 앱이나 PC를 통해 국내에 상장된 ETF와 공모펀드 관련 정보를 검색해서 볼 수 있는 방식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투자자가 FunETF를 통해 모든 국내 자산운용사의 ETF와 펀드 상품을 비교·분석하고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관리할 수 있다"며 "ETF 및 펀드 정보를 미리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서 투자까지 할 수 있는 원스톱 설루션"이라고 말했다.
기존 펀드솔루션 앱에서는 '펀드'만을 강조한 반면 새로 리뉴얼된 FunETF라는 이름에는 펀드(Fund)와 ETF가 함께 들어갔다. FunETF의 주요 이용자층인 개인투자자가 ETF에 상당한 관심을 쏟고 있는 점을 고려한 작명으로 보인다.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들어 ETF 개인투자자를 겨냥한 콘텐츠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중개형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로 자산을 관리하는 개인투자자를 위한 'KODEX 중개형 ISA 투자 가이드북'을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했다.
ISA는 이자와 배당소득 등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 중개형 기준 최대 200만원(서민형 400만원)까지 비과세되고 이를 초과하는 금액에만 9.9% 세율의 분리과세가 적용되는 세제형 계좌다. 개인투자자는 중개형 ISA 계좌를 통해 일부 ETF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가이드북에 ISA 제도에 대한 설명 및 중개형 ISA 계좌를 활용한 ETF 포트폴리오 제안 등을 담았다. 월배당이나 대표지수 등 여러 투자전략 기반의 ETF 상품 소개, 중개형 ISA 계좌를 활용한 해외주식 ETF 투자의 장점 등도 정리했다.
지난달 30일에는 개인투자자가 볼 수 있는 라이브 웹세미나 'ETF 워터밤 with KODEX'를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 웹세미나는 'KODEX ETF와 함께하는 중개형 ISA 완전정복'을 주제로 열렸다.
연이어 삼성자산운용은 이달 21일 '매니저가 직접 들려주는 KODEX 월배당 ETF'를 주제로 두 번째 라이브 웹세미나를 열기로 했다. 이 웹세미나에는 삼성자산운용의 월배당 ETF 상품을 운용하는 매니저 4명이 직접 나와 월분배금 지급 현황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삼성자산운용은 라이브 웹세미나를 앞으로 추가 개최할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첫 번째 웹세미나 시청자가 1000여명에 이른 것으로 파악되는 등 호응을 얻은 점을 고려하면 라이브 웹세미나를 지속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ETF 시장이 확대되고 개인투자자 유입도 늘어나면서 관련 교육의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봤다"며 "개인투자자 대상 ETF 콘텐츠를 통해 투자자의 판단을 돕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이 개인투자자 대상으로 ETF 브랜드 KODEX를 더욱 각인하면서 ETF 시장점유율 경쟁에서 우위를 굳히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삼성자산운용은 2002년 국내 첫 ETF 상품을 내놓은 뒤 점유율 1위를 지켜왔지만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ETF 전체 순자산총액은 7월 31일 기준 60조411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조4608억원(44%)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순자산총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38.5%로 전년동기대비 1.8%포인트 하락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순자산총액은 7월 31일 기준 56조81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18조2766억원(47.4%) 증가했다. 순자산총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36.2%로 같은 기간 0.8%포인트 낮아졌다.
두 자산운용사 모두 ETF 시장점유율이 내려갔지만 삼성자산운용의 하락폭이 더 컸다. 이 때문에 두 자산운용사의 ETF 시장점유율 격차는 1년 전 3.3%포인트에서 현재 2.3%포인트로 줄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외주식형 ETF 등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높은 상품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국내 ETF 시장이 개인투자자 유입을 기반으로 빠르게 확대되면서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ETF 시장은 전체 순자산총액 기준으로 최근 1년 동안 104조원에서 157조원으로 53조원(50.9%) 커졌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의 ETF 거래대금 순매수금액은 13조1590억원에 이른다. 개인투자자가 전체 시장 성장의 상당 부분을 떠받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내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배너와 라디오 광고 등을 통해 개인투자자 대상으로 ETF 브랜드 각인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해왔다"며 "ETF 시장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콘텐츠 개발 역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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