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차입 부담에 짓눌린 아이큐어가 현금 마련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아이큐어는 내부자산 매각에 집중하며 현금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아이큐어가 보유한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자산 매각과 더불어 지난해 실패했던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자회사 '바이오로제트'의 재매각 추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이큐어는 지난해 연결기준 176억원의 영업손실을 떠안았다. 아이큐어는 2018년 기술특례로 상장한 이후 계속해서 영업적자 상태다. 여기에 현재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자산 규모의 11배에 달하는 단기차입금도 존재한다. 아이큐어가 올 1분기 기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보유현금+단기금융자산)은 63억원이다. 반면 단기차입금의 규모는 727억원으로 보유한 현금을 모두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다고 해도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단기차입금은 변제기한이 1년 이내에 도래하는 부채다.
이에 더해 아이큐어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EBITDA,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역시 지난해 말 기준 -107억원이었다. 회사의 EBITDA는 최근 4년간 줄곧 마이너스(-)에 머물렀다. 이는 영업활동으로 인해 벌어들이는 현금보다 사용하는 현금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아이큐어는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대적인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회사는 작년 유형자산이었던 154억원 규모의 토지와 건물을 투자 부동산으로 대체했다. 또한 지난해 펩타이드 연구개발회사 아이큐어펩젠과 구독 플랫폼 운영회사 한국구독경제서비스 등 성과가 미미한 자회사들을 청산했다.
일각에서는 아이큐어가 유동성 악화를 막기 위해 추가적인 유형자산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이다. 아이큐어는 현재 153억원 규모의 투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또 256억원 규모의 토지와 441억원 규모의 건물을 가지고 있다. 앞서 2019년 아이큐어는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에 있는 토지와 건물을 314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회사 자산 총액(539억원) 대비 58%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현재 회사는 해당 건물을 본사 사옥으로 사용 중이다.
그 외에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자회사인 '바이오로제트' 매각 추진도 주목하고 있다. 아이큐어는 앞서 2019년 말 바이오로제트 지분 80%를 인수했다. 인수자금 100억원을 들여 바이오로제트의 주식 20만주를 취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아이큐어는 바이오로제트의 지분 82.5%를 보유하고 있다.
2017년부터 제조업자개발생산(ODM)업체를 통해 건기식 개발을 진행해오던 아이큐어는 자체적인 건기식 개발과 제품 라인업을 강화를 위해 바이오로제트를 인수했다. 아이큐어가 올 1분기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연결대상 종속기업 8개 중 유의미한 매출을 낸 곳은 바이오로제트와 화장품 도소매업을 영위 중인 아이언스에이치앤비 단 2곳 뿐이다. 그 가운데 바이오로제트의 올 1분기 매출은 45억원이었다.
아이큐어는 현금창출력이 약화되자 지난해 바이오로제트의 IPO를 준비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본시장의 투심 악화로 IPO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에 회사는 바이오로제트 매각으로 계획을 변경했지만 아직까지 원매자를 찾지 못한 상태다.
아이큐어 관계자는 "회사 자금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자산 매각의 일환으로 바이오로제트 매각을 검토했다"며 "앞으로도 적정한 가격을 제시하는 원매자가 나타나면 또 다시 매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금 확보를 위해 내부자산을 적극 활용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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