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CJ ENM이 'K-컬처밸리' 백지화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K-컬처밸리는 경기도가 세계 최대 규모의 K-팝 공연장(아레나)과 부대시설 조성을 목표로 2015년부터 추진해온 국책사업이다. CJ ENM은 2015년 말 지분 90%를 출자한 CJ라이브시티(옛 케이밸리)를 통해 사업시행자로 선정됐다.
CJ ENM은 K-컬처밸리 조성사업에 7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었다. 향후 발생할 수십조원의 경제효과는 물론 K-콘텐츠 위주의 기존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했다. 하지만 경기도가 최근 CJ라이브시티와 계약 해제 발표에 상황이 급변했다. CJ ENM는 최악의 경우 CJ라이브시티를 청산하면서 사업적·재무적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경기도는 CJ라이브시티와 맺은 K-컬처밸리 복합개발사업에 대한 협약을 해제했다. 김현곤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이달 1일 기자회견을 통해 "2016년 5월 기본협약을 체결한 이후 사업의 지속 추진을 위해 적극 협조해왔지만 사업시행자가 지체상금 감면 등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를 하며 입장을 변경해 합의가 불가능하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K-컬처밸리는 경기 고양시 한류월드 32만 6400㎡ 부지에 2만석 규모의 아레나 공연장을 포함한 테마파크·상업시설·호텔·업무시설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초기에는 1조원 규모의 사업이었지만 수 차례 사업계획이 변경되며 2020년 6월 기준 1조8000억원까지 사업 규모가 늘었다.
CJ ENM은 2015년 12월 지분을 출자해 'CJ라이브시티'를 설립하고 K-컬처밸리 사업의 시행사로 선정됐다. 하지만 K-컬처밸리 사업은 세 차례에 걸친 사업계획 변경 과정에서 행정 절차에만 50개월이 소요됐다. 2021년 10월 우여곡절 끝에 착공했지만 건설 원자재가격 상승과 전력 공급 유예 통보, 한류천 수질 개선 공공사업 지연 등으로 지난해 4월 공사가 중단됐다.
그 동안 CJ라이브시티는 경기도와 '지체보상금'에 대한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CJ라이브시티는 사업계획변경과 공사 중단을 감안해 준공기한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경기도는 이를 거부하고 현재까지 누적된 지체보상금 1000억원을 요구한 것이다. 결국 경기도는 사업기한이 종료되는 지난달 30일 이후 CJ라이브시티 측에 협약 해제를 통보했다.
이 과정에서 CJ라이브시티의 부채총계는 2016년 715억원에서 지난해 6486억원까지 늘었다. 별 다른 매출 발생 요인도 없는 탓에 총 차입금 규모가 5999억원까지 불어났다.
이 같은 상황에 모기업 CJ ENM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현재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한다면 상당한 재무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먼저 CJ라이브시티의 지난해 말 기준 누적 결손금은 2257억원이다. 이는 2016년 시행사에 선정된 이후 8년 동안 2250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봤다는 뜻이다.
더 큰 문제는 CJ ENM가 향후 CJ라이브시티를 청산한다면 투자 비용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법인 청산 과정에서는 자산과 채무를 0원으로 만드는 청산 과정이 동반된다. 이때 통상 자산 매각을 통한 부채 청산을 단행하는데 CJ라이브시티의 자산총계와 부채총계는 각각 6623억원, 6486억원으로 137억원의 차이를 보인다.
특히 CJ라이브시티가 보유한 유형자산 가운데 '건설중인자산' 2663억원이 관건이다. 시장에서 해당 사업을 이어받을 새로운 시행사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들이 나오는 탓에 해당 금액은 온전히 회수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사업 중단으로 인한 매몰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사업적인 측면에서의 악영향도 예상된다. CJ ENM이 K-컬처밸리에 뛰어든 이유는 10년간 30조원에 달하는 경제효과 외에도 국내 문화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향후 K-콘텐츠를 기반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됐다. K-콘텐츠의 인기로 인해 최근 CJ ENM의 영화·드라마, 음악 사업의 매출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CJ ENM의 영화·드라마 및 음악 사업 비중이 지난해 42%에서 2026년 49%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CJ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 상황에 대해 매우 아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향후 재무적인 부담에 대해서는 다양한 가능성과 방안들을 놓고 검토할 예정이다"고 짧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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