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CJ가 경기도의 'CJ라이브시티' 지체상금(지연배상금) 부과에 소송으로 맞대응에 나섬에 따라 귀책사유가 누구에게 있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CJ는 경기도의 행정 절차 지연 등에 귀책사유가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기도는 CJ가 사업 지속 의지가 없어 사업이 해제됐다는 입장이다.
CJ ENM과 자회사 CJ라이브시티는 이달 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경기도, 경기주택도시공사, 서울보증보험을 상대로 한 채무 부존재 확인 및 손해배상 소송을 접수했다. 소송가액은 총 5160억원 규모로 채무 부존재 확인과 손해배상이 각각 3134억원, 1814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채무 부존재 확인은 채무자가 자신이 실제로 빚이 없다고 주장할 때 채권자를 상대로 법원에 채무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받는 내용의 소송이다.
이번 소송은 앞서 올 7월23일 경기도 및 경기주택도시공사가 CJ ENM에 3144억원의 지체상금 부과 통지에 따른 맞대응이다. 2016년 5월 경기도와 CJ가 기본 협약을 맺으며 시작된 'K-컬처밸리 복합개발사업'은 작년 6월30일 사업 협약 기간이 만료됐고 이튿날 곧바로 경기도가 사업 해제를 발표했다. 이후 경기도는 1년이 지난 시점인 지난달 23일 CJ ENM 측에 사업 지연에 따른 책임을 물으며 지체상금을 부과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소송의 쟁점을 K-컬처밸리 복합개발사업 해제의 귀책사유가 어느 쪽에 있냐로 보고 있다. 우선 CJ ENM은 소장을 접수하면서 경기도의 귀책사유로 ▲인허가 지연 ▲한류천 수질 개선 미비 ▲대용량 전력공급 불가 등을 꼽았다.
CJ ENM은 행정절차를 진행하며 허비한 시간이 총 8년의 사업 기간 중 절반 이상인 약 50개월에 달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 사업은 계약 주체는 경기도와 경기주택도시공사인 반면, 건축 및 도시 인허가 주체는 고양시여서 두 행정주체를 오가며 사업 지연이 빚어졌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K-팝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2019년 4월 CJ라이브시티가 대형 공연장인 '아레나'를 포함해 사업계획을 변경했는데 해당 승인이 15개월이 지난 2020년 6월에서야 이뤄졌다. 통상 2~3개월이면 가능한 사업계획 승인에 15개월이나 소비됐다는 게 CJ ENM 측 설명이다.
CJ라이브시티 부지 중앙을 가로지르는 한류천 수질 개선 문제도 엮여있다. 인공하천인 한류천의 수질을 2급으로 개선하는 작업은 당초 경기도 소관이었으나, 설계 오류로 인해 한류천의 수질이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관리권을 가진 고양시가 CJ라이브시티와 상당 기간 수질 개선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고 결국 작년 한류천 전체를 복개한다는 결정이 이뤄지며 CJ라이브시티의 대대적인 사업계획 변경이 불가피했다.
CJ ENM 측은 사전에 예측할 없었던 대용량 전력공급 문제로 약 16개월간 사업이 지연됐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대용량 전력공급의 경우 사용시점으로부터 약 2년 전에 사용신청을 해야 한다. 실제 CJ라이브시티는 사용시점보다 약 2년 앞서 전기 사용신청을 마쳤지면 한국전력이 경기 북부지역 데이터센터 건설을 이유로 일부 부지에 전력을 공급할 수 없다고 통보해 사업을 이어갈 수 없었다.
CJ ENM 측은 향후 재판에서 이 같은 이유들을 설명하며 사업 지연의 귀책사유가 경기도에 있기 때문에 지체상금을 지불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펼 예정이다.
반면 경기도는 CJ가 사업 지속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 해제 발표 당시 경기도는 CJ가 기본협약 상 개발기한인 2020년 8월까지 추가적인 사업 진행 없이 3회에 걸쳐 사업계획 변경만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CJ가 지체상금과 관련한 중앙정부의 조정안에 대한 감사원 검토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조정안 수용을 전제로 합의를 요구해 협약 해제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안의 핵심 쟁점은 '협력의무'를 다하려고 최선을 다한 쪽이 누구인지를 판단하는 것"이라며 "민관 합동으로 이뤄진 개발 사업인 만큼 상호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얼마나 협력의무를 준수했는지 여부를 입증해야 할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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