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현대백화점이 화장품 판매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며 영역 다각화에 나섰다. 지난해 흥행에 성공한 비건뷰티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노림수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28일 열릴 예정인 정기주주총회에서 ▲화장품 제조 및 도소매업 ▲여행업의 사업목적을 추가할 계획이다. 두 사업은 롯데·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들이 이미 전개하고 있는 까닭에 현재백화점의 참전으로 시장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이 화장품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것은 2020년 론칭한 비건뷰티 편집숍 '비클린(B.CLEAN)'이 MZ세대를 중심으로 흥행몰이에 성공하고 있어서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미닝 아웃'(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동물실험을 진행하지 않거나 윤리적 가치를 강조한 비건뷰티가 인기를 끌고 있다.  

비클린은 자연 유래 성분이 함유되어 있거나 동물실험을 진행하지 않고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패키지를 사용하는 등 지속가능성을 갖춘 상품만을 엄선해 선보이는 편집숍이다. 특히 비클린은 지난해 총 251회의 팝업 행사(매주 4~5번)를 진행하며 신생 인디뷰티 브랜드의 론칭쇼나 신상품 선공개 등 빠르게 바뀌는 MZ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로 주목 받았다.

현대백화점이 현재 오픈한 비클린 매장은 3곳(더현대 서울·판교점·목동점)으로 올해 1월 총매출 가운데 20~30대 매출 비중이 70%를 넘어섰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 전체 화장품 매장의 20~30대 매출 평균치(약 33.7%)의 두 배가 넘는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올해 천호점·중동점 등에 비클린 신규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전국 16개 백화점에 비클린 매장을 내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향후 비건뷰티시장의 성장성도 기대된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그랜드뷰리서치는 전세계 비건화장품 시장이 2021년 163억달러(한화 21조2000억원)에서 2025년 208억달러(27조1000억원)로 연평균 6.3%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 한 관계자는 "비건뷰티가 전체화장품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높지 않고 최근에야 관심이 높아진 만큼 메가브랜드가 몇 개 없다"며 "성장세에 비해 유명한 브랜드가 적은 까닭에 비건뷰티 화장품을 모아 놓은 편집숍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편집숍에 고객 방문이 늘어나게 되면 자체 제작(PB)·직수입 상품 판매까지 이어져 실적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에 대해 "비클린이 지속가능성을 갖춘 상품만 엄선해서 판매하는 아이덴티티가 확실한 만큼 비건뷰티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에 비클린 사업을 확대하려 사업목적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 측은 여행업 목적사업 추가에 대해서는 "여행상품 판매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여행상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큰 만큼 이를 겨냥해 올해 더현대닷컴을 통해 여행상품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