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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그대로 주식수만 늘려…테마株 악용
한경석 기자
2022.08.29 08:05:13
③액면가 100원 액면분할 못하는 종목, 무상증자 실시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6일 17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은 투자자 유의사항 안내를 통해 무상증자 관련 주식에 대한 주의보를 내렸다. 무상증자는 기업이 주식을 새로 발행하되 돈을 받지 않고 기존 주주들에게 공짜로 나눠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기업의 실질 가치와 무관하게 무상증자 가능성 또는 소식만을 근거로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회사 실적과 무관하게 무상증자 공시를 통해 단기 주가 부양을 노린 상장사들이 있어서다. 팍스넷뉴스는 최근 증시 테마주로 떠오른 무상증자 기업을 분석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한경석 기자] 일부 상장사들이 주가 변동성을 일으키는 테마성 수단으로 주식수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 무상증자와 액면분할은 모두 외부 현금 유입 없이 주식 수만 늘어나기에 1주당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차이점은 무상증자는 자본금을 늘리지만, 액면분할은 자본금 변동 없이 주식 1주당 액면가를 낮추고 유통 주식수를 늘린다.


기존 주주들은 배정 기준일 내에 해당 주식을 쥐고 있기만 하면, 액면분할 혹은 무상증자로 보유주식 수를 늘릴 수 있다.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는 기업의 주식은 비싼 가격을 다소 낮춰 거래량 증가의 원동력으로 활용해 주주의 이익으로 환원되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잘 모르고, 단순 테마성 호재로 받아들여 기업의 무상증자 혹은 액면분할 공시 확인만으로 투자가 이뤄지면 자칫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들어 이날까지 액면분할을 진행한 상장사는 코스피 상장사 10곳과 코스닥 상장사 4곳으로 14곳에 이른다. ▲F&F ▲광주신세계 ▲동원산업 ▲디아이동일 ▲신세계I&C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영와코루 ▲아세아시멘트 ▲한미반도체 ▲휴스틸 등이 코스피 상장사 중 액면분할을 진행했다. 코스닥 상장사 중엔 ▲THQ ▲에스엘바이오닉스 ▲지아이텍 ▲카나리아바이오 등이 주식을 쪼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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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무상증자를 진행하는 상장 기업이 65곳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액면분할을 진행하는 상장사는 14곳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액면분할과 무상증자를 함께 진행한 기업은 카나리아바이오가 유일했다. 


카나리아바이오는 지난 4월 액면분할을 결정, 액면가 500원의 주식을 100원으로 쪼개 발행주식 수를 615만486주에서 3075만2430주로 늘렸다. 이후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거치며 총 주식 수는 4443만6018주로 증가했다. 7월에는 기존 주주에게 소유주식 1주당 2주의 비율로 신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해 주식 수가 추가로 늘어나면 약 1억주 이상이 유통될 예정이다. 무상증자를 결정했지만, 당장 주식 수가 늘진 않는다. 회사가 이미 발행한 전환사채 계약과 관련 사채권자에 대한 형평성을 이유로, 신주배정기준일을 기존 9월 1일에서 내년 2월 28일로 연기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밖에 F&F, 광주신세계, 동원산업, 한미반도체 등 13개 상장사는 올해 액면분할만 진행하고 무상증자를 진행하진 않았다. 즉, 자본금 변동 없이 주식 1주당 액면가만 낮추고 거래량 활성화에 나선 셈이다.


대표적으로 한미반도체는 지난 4월 액면가 200원의 주식을 100원으로 분할하는 액면분할을 진행해 주가 부양을 도모했다. 하지만 이후 2달 만인 6월24일 52주 신저가(1만1550원)를 기록하며 액면분할의 당초 목표를 달성하진 못했다.


상법에 따라 기업이 정할 수 있는 주식의 최소 액면가는 100원이다. 즉, 100원 미만으로 액면가가 떨어질 정도의 액면분할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액면분할 수단보다 무상증자 수단으로 주식 수를 늘리는 기업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노터스의 예를 보더라도 기존 주식 1주당 신주 8주를 배정하는 파격적인 무상증자를 단행한 것은 이미 액면분할 카드를 꺼내진 못하는 액면가 100원의 주식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유통 주식수가 1000주 미만으로 작은 수준이었던 점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노터스 관계자는 무상증자 발표 당시 "증자 전 발행주식 수가 780만주 정도로 유동성이 부족해 거래량 활성화를 위해 실시했다"고 말했다.


올해 주주가치 제고 명목으로 무상증자를 실시한 상장사는 ▲공구우먼 ▲실리콘투▲모아데이타▲엔지켐생명과학 등 65곳이다. 노터스는 무상증자 공시로 시장에서 시가총액을 높게 평가받기 바랐지만, 무상증자 테마로 기록했던 6월 13일 당시 전고점(4만3950원) 대비  26일 종가 기준 86%이상 주가가 내려간 상황이다. 이외에도 ▲공구우먼(-80%) ▲모아데이타(-73%) ▲실리콘투(-63%) ▲엔지켐생명과학(-37%) 등으로 무상증자를 실시한 상장사는 수개월 내에 하한가 폭인 30% 이상의 큰 주가 하락을 경험하며, 단순한 테마성 무상증자 공시가 장기적으로 시가총액에 영향을 주지 못함을 입증했다.


상장사들이 액면분할과 무상증자로 단기 주가 부양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액면분할이든, 무상증자든 1주당 가치를 희석시켜 주요 투자 지표인 주당순이익(EPS)를 낮추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뿐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진 못해서다. 또한, 단기적 주가 부양으로 인한 큰 변동성은 곧바로 30~90% 범위로 큰 폭락을 겪게 해 기업가치 파악에 어려움이 있는 소액주주의 피해를 일으키는 부작용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삼성전자, 유한양행, 미국에선 테슬라처럼 매년 벌어들이는 영업이익이 탄탄하고, 한 주당 주식의 가격이 소액주주들이 사들이기 부담스러울 정도의 가격을 가진 기업이라면, 액면분할이 거래량 증가에 따른 주가 부양의 시금석(試金石)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상증자도 더는 단순 테마성 전략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주주환원 정책으로 쓰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스닥 상장사의 한 임원은 "사내 유보금을 자본금으로 전입시키는 무상증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다고 명목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상은 상장주식 수만 늘리는 사례가 많다"면서 "상대적으로 유통 주식 수가 적어 거래량을 늘리려는 기업에 한해서만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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