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스타링크 등 해외 위성통신 사업자들이 국내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위성을 직접 쏘아 올려 자체 통신망을 구축하는 역량은 사실상 공백 상태라는 분석이 나왔다.
손금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12일 법무법인 율촌에서 열린 'K-방산 기업의 글로벌 진출 전략과 주요 규제 대응' 세미나에서 "정부가 위성통신 관련 제도 정비에는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정작 위성을 올려 네트워크를 만드는 부분은 미흡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간 위성통신 서비스를 위한 주파수 배분, 단말기 허가, 해외 사업자와의 서비스 협정 등에 집중해 왔다. 그 결과 스타링크 코리아는 지난해 12월부터 국내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고, 아마존 카이퍼는 한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 사업자가 국내에서 사업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제는 그 사이 한국이 자체 위성망을 갖추기 위한 준비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손 변호사는 "해외 사업자들이 들어와 서비스하는 환경은 잘 만들었는데, 그러면 우리 정부와 군, 통신사는 어떤 위치에 서게 되느냐"고 우려했다.
실제로 이러한 우려는 시장이 커지는 속도와 비례한다.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은 현재 150억 달러 규모에서 최대 457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5년간 전 세계에서 7만개의 저궤도 위성이 발사될 것으로 예측되는데, 궤도 자원은 먼저 올린 쪽이 차지한다. 중국은 이미 2035년까지 위성 1만3000개를 올리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한국이 이 경쟁에서 뒤처지는 핵심 원인은 발사체 역량 부족이다. 위성을 많이 올리려면 발사 비용이 낮아야 하는데, 자체 발사체가 없으면 비용 부담이 커져 대규모 위성망 구축 자체가 어렵다. 결국 스타링크 같은 해외 위성망을 빌려 쓰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 기업들이 3G에서 5G까지 지상 통신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었던 이유는 자체 통신망 구축에 있다. 삼성 등 국내 기업이 해외 시장에 나갈 수 있었던 건 국내에서 직접 네트워크를 구축한 경험 때문인 것이다. 항공우주 업계에서는 저궤도 위성망에서도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는 입장이다.
과기부·국방부·방산청·우주청 등은 올해 다부처 위성통신 추진 TF를 꾸리고 자체 위성망 확보에 대한 타당성 검토에 착수했다. 정부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손 변호사는 "TF가 실질적인 예산을 집중시키고 집행할 수 있는 권한까지 갖추려면 청와대나 총리실 차원의 리더십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법제도 측면의 과제도 중요하다. 현재 해외 위성 사업자의 국내 서비스에 대한 진입 규제가 명확히 법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 주파수를 여러 사업자가 나눠 쓰는 기준도 아직 마련되지 않았고, 단말기 간 직접 통신 시 전파 간섭 문제를 처리하는 체계도 없다.
끝으로 손 변호사는 "시장이 완전히 굳어지기 전에 한국도 위성망 확보에 나서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결국 남의 네트워크를 빌려 쓰는 처지가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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