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SBI인베스트먼트가 주식병합을 통해 1000원 미만 가격대를 벗어나기로 했다. 정부의 부실기업 퇴출 강화 방안에 따른 선제적 조치다. 다만 기업 가치 제고를 통한 자구책이 아닌 기술적 조치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비판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BI인베스트먼트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2주를 1주로 병합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사회에는 미야자키 마코토 의장과 안재광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번 안건은 오는 3월 26일 열리는 제4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안건이 통과되면 오는 4월 29일 주식병합이 실시된다. 이에 따라 유통 주식은 4월 27일부터 5월 28일까지 매매가 정지된다. 신주는 5월 29일 상장할 예정이다. 주식 액면가는 기존 500원에서 1000원으로 높아지며 1000원 미만 주가 구간을 벗어나게 될 전망이다.
SBI인베스트먼트가 주식병합을 결정한 배경에는 금융위원회의 부실기업 퇴출 개혁 방안이 있다. 금융위는 코스닥 부실기업을 걸러내기 위해 오는 7월부터 주가 1000원 미만 주식을 상장폐지 대상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SBI인베스트먼트 입장에서는 상장 유지를 위해 주가를 1000원 위로 올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정부 발표 이후 SBI인베스트먼트 주가는 700원대에서 900원대까지 상승했으나 1000원 벽을 넘지는 못했다. 자력으로 주가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주식병합으로 이어진 셈이다. 올해 ▲DSC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TS인베스트먼트 등 다른 상장 벤처캐피탈(VC)들이 주가 상승을 이끌어낸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통상 벤처캐피탈 주가는 보통 실적과 포트폴리오 흥행에 따라 움직인다. SBI인베스트먼트는 주가를 부양할 뚜렷한 수단을 찾지 못했다. 향후에도 자산 가치를 높여 주가를 올리기 어렵다는 판단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들이 스페이스X나 퓨리오사AI 등 유망 포트폴리오를 발굴하며 가치를 입증한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VC업계 관계자는 "SBI인베스트먼트 내부에서 주가를 1000원 위로 올리려 노력했으나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며 "결국 주식병합이라는 방식을 통해 상장폐지 리스크를 해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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