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비용 효율화 노력과 고강도 체질 개선 시도에도 적자전환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핵심 지식재산(IP)인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매출이 감소한 가운데 '크로노 오디세이'를 비롯한 차기작 출시가 줄줄이 연기된 영향이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의 임기가 다음달 만료되는 가운데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650억원·영업손 396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6272억원·191억원) 매출은 약 26% 감소했고, 영업익은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마이너스(-) 1280억원에서 -1429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조혁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 콜에서 "실적 악화 이유는 개발 자회사의 개발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신작 출시가 늦어졌기 때문"이라며 "PC·콘솔 쪽에서 오랫동안 준비해온 엑스엘게임즈,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의 신작이 출시되는 시점에서 재무적 레버리지가 클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모바일 3508억원 ▲PC 1142억원으로 집계됐다. PC 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867억원)보다 31.6% 증가했지만, 모바일 게임 매출(5316억원)은 35.1% 감소했다.
모바일 매출 비중이 줄고 PC 매출이 늘면서 지급수수료가 2024년 3500억원에서 2025년 2342억원으로 28.9% 줄었다. 이 기간 인건비는 1800억원에서 1501억원, 마케팅비는 460억원에서 374억원으로 각각 16.61%, 18.7%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비용은 50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323억원)보다 17% 감소했다.
영업익 적자 배경은 신작 공백 장기화와 글로벌 투자 확대다.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출시 예정이었던 '크로노 오디세이', '아키에이지 크로니클'의 출시일을 연기한 바 있다. 여기에 지난해 9월 선보였던 '가디스 오더'의 갑작스러운 서비스 종료로 반등 모멘텀이 사라졌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견인하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하향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감안하면 타격이 크다는 평가다.
회사는 지난해 비핵심 사업 정리를 통해 약 4000억원 규모의 현금유동성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장르·플랫폼 확장을 본격화하고 게임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대형 게임의 완성도 및 시장 검증을 거쳐 하반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1분기 '슴미니즈'를 시작으로 3~4분기 '오딘Q'와 '아키에이지 크로니클'을 선보인다. 이어 ▲전략 어드벤처 역할수행게임(RPG) '던전 어라이즈'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프로젝트 OQ' ▲오픈월드 좀비 생존 시뮬레이터 '갓 세이브 버밍엄' ▲서브컬쳐 육성 시뮬레이션 '프로젝트 C' 등 신작도 차례로 공개할 예정이다.
회사는 올해 3분기부터 대작 라인업이 연달아 출시되면서 반등 가시성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직접적인 실적 개선은 4분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오딘Q의 경우 출시일이 올해 2분기에서 3분기로 한 분기 밀렸고, '크로노 오디세이' 또한 올해 4분기에서 내년 1분기로 연기됐다. 이에 대해 회사는 개발 차질 때문이 아닌 마케팅 준비 및 합리적 자원 배분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무리하게 새로운 개발팀이나 신작에 투자하기보단 확보한 개발팀과 라인업 위주로 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의지도 중요하지만, 사업적 결과물이 만족스럽게 나올 수 있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오딘Q'는 국내 한정 출시가 아닌 대만, 일본, 아시아 지역까지 포함한 '글로벌 원 빌드' 출시로 방향을 잡으며 계획을 조정했고, 다른 신작 출시 계획도 거기에 순차적으로 배열했다"고 덧붙였다.
비용 효율화 기조도 이어간다. 올해 글로벌 PC·콘솔 유통 인력과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신작 개발 인력 충원이 예정돼 인건비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사적 인력 총원 관리 기조 하에 선별적으로 보강해 증감율을 5% 내외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마케팅비 또한 신작 출시에 따라 2분기부터 오를 것으로 예측되나, 연간 매출 대비 10% 내외로 통제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마케팅비의 경우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율적 마케팅을 집행 기조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에 필요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시스템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며 "하반기 대작 출시가 예고된 만큼 필요로 하는 시장의 인지와 브랜드 마케팅은 일정 수준 유지하겠지만 마케팅비는 효율적으로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의 기본 방향성으로는 재무적 실적 반등과 체질 개선,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신기술 도입을 제시했다. 한 대표는 "앞으로도 포트폴리오를 큰 틀에서 유지하면서 신작들이 더 잘 출시될 수 있도록 현재 있는 개발팀을 잘 운용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추가 투자·발굴을 통해 만들어낸 개발팀을 계속 채워나가고, 중소규모 게임을 커버할 수 있도록 다변화시킬 수 있는 구조를 갖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러면서 "개발 스튜디오와 장르별로 AI 기술을 수용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으며, 서비스적으로도 모든 프로세스가 정교하게 효율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개발·서비스 측면에 AI 기술을 접목한 산업적 구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조직·기술적 준비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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