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롯데관광개발의 승계 구도가 김기병 회장의 차남인 김한준 대표 중심으로 공고해지고 있다. 김 회장이 지난달 김 대표에게 대규모 지분을 단독 증여하면서 김 대표가 사실상 최대주주에 올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주도해온 제주드림타워의 흑자전환과 8000억원대 리파이낸싱 성과가 이번 증여의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은 지난달 차남 김한준 대표에게 보유주식 610만주(지분율 7.67%)를 증여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22.46%에서 15.05%로 낮아진 반면 김 대표의 지분율은 1.26%에서 8.93%로 크게 올랐다.
이번 증여는 차남에게만 이뤄졌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기존에는 동화면세점을 이끌고 있는 장남 김한성 대표가 롯데관광개발 지분 2.66%를 보유하며 김한준 대표보다 앞섰으나 이번 증여로 지분 구도가 역전됐다.
특히 김한준 대표는 단순 보유 주식 외에도 주식인도청구권이 설정된 주식을 추가로 확보하고 있다. 인도청구권이 부여된 주식은 914만2682주로 전체의 11.5%에 해당한다. 현재 보유 지분과 이를 합치면 김 대표가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약 1624만주, 지분율로는 20.4% 수준이다. 이는 부친 김 회장의 15.05%를 웃도는 수준으로 사실상 최대주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증여의 배경으로 김한준 대표가 주도한 '제주드림타워'의 성과가 인정받은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1971년생인 김 대표는 롯데관광개발의 핵심 프로젝트인 제주드림타워 개발을 진두지휘한 인물로 기획부터 자금조달·운영까지 사업 전반을 이끌었다. 제주드림타워는 총 1조5000억원이 투입된 제주 최대 규모의 복합리조트다. 호텔·카지노·레스토랑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춘 롯데관광개발의 '승부수'로 불린다.
2020년 개장한 제주드림타워는 팬데믹 여파로 초반에는 빛을 보지 못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끊기며 카지노와 호텔 모두 기대 이하의 실적을 기록했고, 롯데관광개발은 대규모 적자에 시달렸다. 2020년 영업적자 714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 1313억원 ▲2022년 1187억원 ▲2023년 606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도 매년 2000억원대에 달했다.
하지만 2024년을 기점으로 제주드림타워가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회사 실적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2024년 매출은 4715억원, 영업이익은 390억원으로 5년 만에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은 4663억원, 영업이익은 991억원으로 이미 전년 실적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 역시 113억원으로 줄며 손실 폭이 크게 축소됐다.
실적 개선과 더불어 김한준 대표 체제에서 롯데관광개발은 재무구조 안정에도 성과를 냈다. 2024년 말 제주드림타워 담보대출 8390억원 규모의 리파이낸싱에 성공하며 주요 불안 요인을 해소한 것이다. 기존 1년 단기차입을 30개월 장기대출로 전환하고 금리도 7.1~10%에서 6% 수준으로 낮춰 이자 부담을 연간 약 200억원 절감하는데 성공했다.
키움증권 임수진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롯데관광개발은 지난해 4분기 비수기에도 홀드율 개선 효과가 반영되며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며 "2026년에는 리파이낸싱, 캐파 확장, 한일령 반사 수혜까지 풍부한 성장 모멘텀이 준비돼 있다"고 분석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이번 지분 증여는 승계 목적이라기보다 경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취지에 가깝다"며 "제주드림타워가 회사의 캐시카우 역할이자 핵심사업이기 때문에 김한준 대표가 이 사업을 직접 이끌고 있는 만큼 해당 부문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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