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광미 기자] 키움증권이 자본금 4조원 자격 조건을 갖추고 금융위원회 인가를 얻어 발행어음 시장에 본격 진입했지만 영업점이 거의 없는 사업구조는 중장기적인 한계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지적을 얻는다. 발행어음 판매의 상당 부분을 개인 고객에 의존해온 기존 초대형 투자은행(IB)들과 달리 키움증권은 비대면 중심의 리테일 채널을 어떻게 육성할 것이냐가 관건이라는 평가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비대면 리테일 채널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난해 말 발행어음 첫 상품을 출시해 약 3000억원 규모를 일주일 만에 완판하는데 성공했다. 출시 당시 금리는 수시형 기준 세전 연 2.45%, 기간형은 2.45~3.25%대로 책정됐다. 경쟁사들은 키움이 마수걸이 딜에 성공하자 이를 일회성 특판 효과로 보기도 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되며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발행어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회사는 올해 개인과 기관을 대상으로 발행 규모를 2조~3조원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역시 시장 점유율 상승의 관건은 판매 구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 중인 대형 증권사들은 전국 단위 WM영업점과 프라이빗뱅커(PB)를 통해 개인 자금을 안정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실제 발행어음 잔액의 상당을 리테일 자금이 차지한다. 반면 키움증권은 영업점이 전무해 전통적인 대면 판매 채널이 없고, 온라인과 비대면 채널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 점을 키움증권 발행어음 사업의 가장 큰 한계로 지적한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이 토스뱅크를 통해 발행어음 2000억원을 조기 완판한 것처럼 외부 플랫폼을 포함한 대체 판매 채널 확보 여부가 성패를 가를 거란 전망이다. 단순히 자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판매만으로는 중장기적인 잔액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키움증권은 리테일 기반의 비대면 판매 전략을 강화할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플랫폼 외부 채널 발굴이나 확장 없이는 성장 속도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발행어음은 만기 1년의 단기 상품인 만큼, 지속적인 롤오버를 전제로 한 안정적인 판매 파이프라인 구축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자금 운용 측면에서도 과제가 남아 있다. 금융당국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의 일정 비율 이상을 모험자본에 투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비율은 ▲2026년 10% ▲2027년 20% ▲2028년 25%로 단계적으로 강화된다. 이에 따라 키움증권은 올해 약 6000억원을 시작으로 2027년 9000억원, 2028년에는 1조2000억원까지 모험자본 공급을 늘릴 예정이다.
다만 발행어음의 만기가 1년이라는 점은 운용 전략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 투자 기간이 긴 벤처캐피탈(VC)·사모펀드(PE) 블라인드펀드에는 구조적으로 투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발행어음 자금은 부도 위험이 낮은 중소·중견기업 채권이나 단기 금융상품 위주로 운용될 수밖에 없어, 제도 취지인 모험자본 공급과 실제 운용 간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키움증권이 내세우는 벤처 DNA가 발행어음 운용 성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다우키움그룹은 벤처기업에서 출발해 금융그룹으로 성장한 이력을 갖고 있지만 발행어음 자금 운용은 VC·PE 투자와는 성격이 다르다. 김동준 의장이 이끌어온 PE·VC 부문의 개인적 역량과 네트워크를 발행어음 사업에 직접적으로 접목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은 안정성과 유동성이 핵심인 상품으로, 전통적인 벤처투자 방식과는 결이 다른 상품"이라며 "키움증권이 기존에 강점을 보여온 에쿼티 중심 투자 노하우를 어느 수준까지 활용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결국 키움증권 발행어음 사업의 성패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지점 없는 구조를 보완할 수 있는 리테일 판매 채널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 그리고 강화되는 모험자본 규제 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운용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다. 브로커리지 중심 사업 구조를 넘어 발행어음이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키움증권의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높은 효율성과 안정적인 운용을 통해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할 것"이라며 "조달 자금을 활용해 기업금융 투자와 모험자본 공급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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